산업 산업일반

김형벽회장¨유럽 덤핑수주 제소땐 법적대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5 04:50

수정 2014.11.07 13:42


현대중공업 김형벽 회장(65)이 고민에 빠졌다.최근 조선시장의 호황과 국내업체들의 활발한 수주로 ‘한국조선산업’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저간의 소식들이 반갑지만은 않다.지난 28년간 조선산업에 몸담으며 손수 키워온 조선산업이 유럽연합(EU)의 통상압력으로 한차례 고비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조선업계의 ‘맏형’으로서 조선공업협회장직을 맡고 있는 만큼 최근 거세지고 있는 유럽조선업체들의 공세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다.
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조선업체들이) 한두번 수주를 많이 했다고 해서 세계 조선 1위는 아니다.수주량 못지않게 건조량이나 설계기술,생산관리,A/S 등 다방면에서 1위를 해야 명실상부한 세계조선 1위가 된다”고 말했다.외형보다도 기술력과 내실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조선업계의 산증인.지금의 울산조선소와 선박용엔진 공장이 그의 손에서 밑그림이 나오고 기초가 다져졌다.지난 67년 현대건설에서 출발한 김회장은 70년대 초반 현대중공업으로 옮긴 뒤 선박용엔진사업,중장비사업사장 등을 거치며 현대중공업을 세계 최대의 조선업체로 끌어올렸다.
김회장은 “유럽조선업체들은 물론 최근에는 일본조선업체들도 공세에 합류하고 있다.또 중국 조선업체들은 뒤에서 우리를 추격중이다”면서 “(국내 업체들도) 이제는 필요이상의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수익,고부가가치선종에 대한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럽 뿐만아니라 지난해 ‘수주 1위’를 한국에 내준 일본은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유럽조선업체들과 손잡고 한국조선을 압박하고 있다.김회장은 EU 협상과 관련,“최근 EU측과의 협의에서 덤핑수주에 대한 의혹을 상당부분 이해시킨 만큼 유럽 무역장벽제도(TBR)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만일 (EU가) 제소할 경우에는 원만한 해결책을 강구하되 법적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선공업협회장)

/ lee2000@fnnews.com 이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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