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증시 왜 폭락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5 04:50

수정 2014.11.07 13:41


증권시장은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그런데 증권시장이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24일 증권거래소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금요일보다 45.17포인트 폭락해 737.89로 마감돼 지난달 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코스닥시장도 코스닥지수가 7.22포인트 하락해 116.91에 마감돼 지난 5월 2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왜 이렇게 주가가 폭락하고 있나.주가폭락의 직접적 요인은 지난주부터 반도체 경기정점 논란이 일면서 외국인들이 대규모 순매도를 보였기 때문이다.여기에다 현대계열사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일부기업과 종금사들의 자금악화설 등 악재가 겹쳤다.
그러나 최근 주가하락의 근본적 원인은 계속된 자금시장의 불안이다.그리고 자금시장을 계속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탓이다.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자금시장 안정대책이 지지부진하면서 시장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자금시장안정책의 핵심인 중견기업 회사채 매입을 위한 10조원 규모의 채권전용펀드가 현재까지 3조원 정도의 모집에 그치는 등 삐걱거리고 있다.신용이 낮은 기업의 자금조달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1조5500억원 규모의 채권담보부증권 (프라이머리 CBO) 발행계획도 준비 미흡으로 지난 14일에서 다음달 2일로 연기됐다.
이런 와중에 투자신탁회사의 비과세 상품에 느닷없는 농특세 과세논란으로 대우사태로 떨어진 신뢰를 되찾고자 했던 투신사들은 또다시 신용추락의 위기에 놓였다.게다가 기업인수,합병 (M&A) 활성화로 주식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사모펀드도 적대적 M&A 기능의 상실로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또한 제2차 금융구조조정과 워크아웃 기업 등 부실기업 퇴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자금시장이 얼어붙고 있으며 이는 다시 증시의 탄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면 한 나라 경제의 축소판인 증시를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가.무엇보다도 시장을 불안하게 만든 장본인인 정부가 나서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제2차 금융구조조정과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해야 하며 비과세 상품과 채권전용투자펀드 등 당초 정부가 계획했던 자금시장 안정대책이 제 때에 제대로 작동하게 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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