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옐친계 러시아 재벌 종말 오는가

최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5 04:50

수정 2014.11.07 13:41


러시아 검찰은 이 나라 최대 올리가르흐(과두 재벌)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54)를 1년째 조사중이다. 아에로플로트항공사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하기 위해서다.

올리가르흐는 옐친 정권과의 유착관계를 바탕으로 각종 공기업이 불하되는 과정에 개입해 경제 특권층으로 급부상한 러시아 신흥재벌이다.

97년 포브스지에 의해 세계 100대 갑부로 선정된 바 있는 베레조프스키는 보리스 옐친 정권 시절 독립국가연합(CIS) 집행위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렸다.

그러나 옐친의 뒤를 이어 등장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올리가르흐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무기로 탈세와 부정을 뿌리뽑겠다며 베레조프스키를 비롯한 신흥 재벌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언론재벌 블라디미르 구신스키가 횡령혐의로 지난달 수감됐으며 이달 초에는 세계 최대 니켈회사인 노릴스크니켈사의 블라디미르 포타닌 회장이 이 회사 사유화과정에서 부당이익을 챙겼다며 세금 자진납부 명령을 받았다.
또 지난 11일에는 옐친의 친구 바지트 알렉포로프 회장이 이끄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루크오일이 탈세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했다.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 2위 석유업체인 유코스사의 미하일 코도르코프스키 회장,세계 2대 알루미늄회사인 시브네프트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회장,알파그룹의 미하일 프리드만 회장 등을 다음 표적으로 들먹이고 있다.

러시아의 과두지배체제는 크게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제그룹과 정치가이면서 경제계에 감독권을 행사하는 그룹으로 나뉜다. 로보바즈를 운영하는 베레조프스키가 전자의 예이고,후자의 경우가 유리 루시코프 모스크바 시장이다. 루시코프 역시 사정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공익보다는 철저히 집단이익을 우선시한다. ‘빅 세븐(7)’으로 불리는 민간 금융계의 거물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주무르면서 여신을 독점한다.
또 석유·가스 등 천연자원을 다루는 대기업을 이용해 우세한 자본력으로 민영화의 결실을 독점하면서 자신들 산하의 언론을 통해 이를 정당화한다. 이들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분노는 대단하다.


푸틴이 국민정서를 업고 이들 올리가르흐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다스려 러시아의 경제기강을 바로잡을지,아니면 이들을 때리는 시늉만 함으로써 인기 유지에만 급급해 할지가 관심거리다.

/ rock@fnnews.com 최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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