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반기 물가 불안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5 04:50

수정 2014.11.07 13:41


최근 국내 경제는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낮은 물가 수준을 나타냈다.그러나 6월부터 원재료 및 중간재 가격,수입 물가가 크게 상승하여 비용 상승 압력이 가중되기 시작했으므로 정부는 물가 오름세 현상에 대하여 좀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상반기에 물가가 1.5% 대로 안정될 수 있었던 요인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히 상승한 국제 유가의 인상이 탄력세율로 조정되고 정유사간 과당 경쟁으로 물가에 미친 영향이 적은 것에 기인한다. 또한 대형 할인점이 확산되어 유통 혁신이 진전되고 인터넷 및 정보 통신 산업의 발전으로 공산품 가격이 안정되고 엔화 및 마르크화의 강세와 원화환율 절상으로 자본재가격의 수입 물가가 하락하였기 때문이다.그러나 석유 제품 및 농·수·축산물 가격 상승으로 6월부터 소비자 물가가 전월 대비 0.5%,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하여 하반기 물가가 오름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책당국이 하반기에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대내적으로 금융시장이 안정되어 신용 경색 현상이 해소되고 대외적으로 국제 유가와 미국 경제의 안정이 전제되고 있다.그러나 공공요금의 인상으로 하반기에 소비자 물가지수에서 가중치가 가장 큰 소비자 물가지수의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 최근에 정부의 여러 처방에도 풀리지 않는 자금 시장 경색,유가 인상,벤처기업의 거품 붕괴 등으로 실물경기는 냉각되면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또한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통화 불안으로 원화환율에 영향을 미쳐서 평가 절하될 경우 수입물가도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금융·기업구조조정의 성공적인 마무리로 성장기반을 다지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현재 물가 상승의 근원이 비용 측면에 있으므로 국내 산업 구조를 에너지 절약형 고부가가치 서비스형으로 개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공공 부문의 요금 인상과 함께 현재 지지부진한 공공 부문의 자기 혁신을 통한 구조 조정도 같이 병행돼야 한다.
아울러 하반기 거시경제정책은 경기하락을 방지하기 위하여 급격한 긴축정책을 피하고 금융의 불안이 실물의 위축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물가 억제목표치 범위내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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