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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冠 늪'…박세리 왜 이러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6 04:50

수정 2014.11.07 13:41


‘여름 여자’ 박세리(23·아스트라)가 자신의 계절을 맞아서도 맥을 못추고 있다.
예년 같았으면 이맘때 벌써 1승 정도는 거뒀어야 정상이다.그러면 美LPGA투어에서 박세리의 부진 이유는 뭔가.
골프전문가들은 크게 세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는 정신력의 문제.지난 2년간 메이저 2승을 포함, 8승을 기록했으니 우승도 할만큼 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는 분석이다.기회 있을 때마다 “ 골프만 아는 박세리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며 시간이 허락하면 친구도 만나고 쇼핑도 하는 등 즐기며 골프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그동안 골프와 연습만 알았던 옛날의 박세리가 아닌 셈이다. 박세리 본인이 친구 임을 강조하고 있는 홍콩계 미국인 로렌스 첸이 박세리 주위에서 맴돌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어떻게 매번 우승을 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느냐”는 박세리의 말은 백번 옳다.“ 골프가 그런 것 아니냐”는 말 또한 맞는 말이다.

그러나 박세리의 부진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게 어디 이를 몰라서 하는 말이 겠는가.돈도 있겠다, 명예도 쌓았겠다, 우승(메이저 포함)도 해봤겠다, 못해본 것이 없는 박세리로선 힘든 투어생활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생각도 있을 것이다.등 따습고 배부른 박세리가 딴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처음 미국 진출할 당시의 초심이 변했기 때문에 지금 우승에서 빗나가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둘째는 개인 코치 문제다.

데이비드 레드베터 곁을 떠난 지 벌써 1년 6개월이 가까워 온다.아무리 스윙이 좋다고 하는 박세리라 할지라도 혼자서 투어생활을 한다는 것은 무리다. 타이거 우즈도 대회가 끝난 뒤 꼭 스승인 부치 하먼에게 전화를 걸어 스윙을 점검받는다.우즈가 볼을 잘 못쳐서 때문이겠는가.잠시 왔다갔다 하면서 스윙을 점검받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지도받을 수 있는 개인 코치의 영입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스윙의 문제다.

박세리는 이달 초 끝났던 숍라이트LPGA클래식에서 컷오프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시즌 첫 예선탈락이었다.더욱이 2연패를 노렸던 대회에서 컷오프 탈락이라 충격이 컸다.

박세리는 그 좋은 스윙이 안될 땐 아마추어 이상으로 무너지는 특징이 있다.숍라이트LPGA클래식 탈락 때도 그랬지만 US여자오픈 2라운드 3번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가끔씩 드라이버, 아이언, 퍼팅 등 총체적인 난조를 보이고 있다.자칫 오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스로 스윙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 박세리는 숍라이트클래식에 앞서 타이거 우즈의 스승 부치 하먼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하먼이 수석 코치 숀 캘러헌을 박세리에게 급파해 점검한 결과 드라이버샷의 이상.숀 캘러헌은 다운스윙시 클럽헤드가 스윙궤도에서 이탈하는 것을 발견했다.

박세리가 시기적으로 우승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탈이 난 것은 그동안 전담코치없이 혼자 투어를 뛴 시행착오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시즌 박세리가 첫 승을 앞당기기 위해선 우선 정신력부터 다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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