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워크아웃 파행 운영…주관銀,주채권銀 따로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6 04:50

수정 2014.11.07 13:41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기업에 대한 최대 채권은행이 수시로 바뀌고 있으나 주관은행은 여전히 당시 주채권은행이 맡고 있어 워크아웃 진행과정에서 채권단간 마찰요인으로 등장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워크아웃 기업의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계열기업군 기업은 주기업의 주채권은행이 주관은행을,일반기업은 거래업체와 은행이 협의하되 최대 채권은행이 주관은행을 맡는 ‘주관은행제’가 도입,시행되고 있다.
주관은행으로 선정되면 해당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을 비롯해 채무재조정·경영지원단 파견·조기졸업 및 퇴출·법정관리 및 청산 등을 주도적 입장에서 일반 채권 금융기관과 협의해 추진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들어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최대 채권은행이 바뀌는 경우가 잇따르면서 워크아웃 체결 당시 주관은행과 최대 채권은행간 견해차 등으로 인해 워크아웃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경영진 퇴진을 조건으로 1551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받아 기사회생한 우방의 경우 주관은행은 서울은행(총금액 1800억원)이지만 최대 채권은행은 2041억원을 갖고 있는 주택은행이다.

서울은행은 이번 우방문제와 관련,최대 채권은행인 주택은행이 채권액에 부담을 느끼고 갑자기 1000억원의 대출금을 회수했기 때문이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주택은행은 이미 예정된 상환을 서울은행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었다고 논란을 벌인 바 있다.

이달 5일 550억원을 요청했으나 자금지원이 유보된 진도문제도 주관은행인 서울은행(1700억원)보다 최대 채권은행인 산업은행(3700억원)과 조흥은행(3700억원)의 지원반대 입김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워크아웃 체결당시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는 이유로,조흥은행은 주거래 기업이 많다는 이유로 주관은행에서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다이너스클럽코리아와 남광토건은 현재 최대 채권은행인 제일은행(350억원)과 하나은행(180억원)대신 대출금 한 푼 없는 한빛은행과 조흥은행이 각각 주관은행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오는 9월부터 무역·건설·잔존회사 등 3개 법인으로 분할하는 (주)대우는 최대 채권은행인 제일은행(2조7700억원)보다 1조원가량 적은 한빛은행(1조7740억원)이 주관은행으로 돼 있다.

이러다보니 지난 20과 21일 잇따라 열린 (주)대우 분할안 상정과정에서 최대 채권은행인 제일은행은 뒷짐만 지고 있는데 반해 한빛은행이 채권단을 설득하는 웃지못할 해프닝도 연출됐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기업에 문제가 발생하면 당연히 그 기업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은행이 주업무를 관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주관은행 선정도 정부 입김보다는 채권액 대·소에 따라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