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사태와 관련,재계는 우려의 눈길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유동성위기를 겪었던 대기업들은 “남의 일이 아니다”란 입장이지만 말을 아끼고 있다. 반면 중견 및 중소업체들은 현대사태가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을 경우 현대 관련사의 자금난에 이어 연쇄 부도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D사 한 임원은 “정부로서야 잘 풀리기를 바라겠지만 만약 현대의 위기가 현실화된다면 대우사태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급여지급이 늦춰진 것 하나만으로 문제를 확산시킬 필요는 없다”며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놓고 현대측이 항의했다는 건 난센스며,정부가 어떻게 문제를 풀어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현대 내분이 이번사태의 촉매 역할을 했다”면서 이는 “한마디로 자기 재산 챙기기가 기업 전체를 망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주장했다.
무역협회 염동철 무역지원실장은 “수출업계는 소매금융 위주여서 이번사태에 큰 영향은 없다”면서 “이번 자금난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전체 수출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중소기업들일 것이라며 극한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므로 별 피해는 없으리라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대 하청업체 모임인 수탁기업체협의회는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연쇄부도 위기에 몰릴 것을 우려,정부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위기관리가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홍순형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상무는 “그동안 실물경제만큼은 안정세를 보였으나 현대그룹이 흔들릴 경우 실물경제도 불안해진다”며 “특히 대기업의 자금경색은 중소기업의 부도로 직결되기 때문에 현대의 자구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모임인 자동차공업협동조합과 건설자재공업협동조합 등도 현대가 자금난을 겪으면 8000여 협력업체의 생존기반이 무너진다고 우려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 이민종 민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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