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특수銀도 BIS '초비상'…8월 감독기준 강화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7 04:50

수정 2014.11.07 13:39


금융당국이 오는 8월부터 산업·기업·농협 등 5개 특수은행에 대해서도 일반은행 수준으로 감독기준을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관련 은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상대적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낮고 거래기업 여신규모가 큰산업은행과 축협 통합 이후 부실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농협의 경우 충당금 적립과 함께 BIS비율 8%를 유지해야 하는 등 이중고에 시달릴 전망이다.
26일 금융당국과 특수은행에 따르면 금융감독위원회는 산업,기업,수출입,농협,수협 등 5개 특수은행의 건전성 강화를 위해 BIS비율을 8%이상으로 유지하고 기존 여신도 신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를 적용,최대 100%까지 충당금을 쌓도록 은행감독규정을 개정해 오는 8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BIS비율이 10% 안팎에 불과한 일부 특수은행은 기존 ‘정상’ ‘요주의’ 등 건전여신중 상당부분이 FLC 적용으로 고정이하 여신으로 전락할 경우 50∼100%까지 충당금을 쌓아야 돼 BIS비율 대폭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금감원의 FLC를 엄격히 적용한 결과 4931억원의 추가 잠재부실이 발생,3월말 기준 BIS비율이 14%대로 0.4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이 은행은 현재 ‘정상’ ‘요주의’ 등 건전여신으로 분류돼 충당금을 2∼5%정도 쌓고 있는 여신이 무려 52조원(유가증권 제외)에 달해 향후 FLC를 적용할 할 경우 50∼100%까지 충당금을 쌓아야 할 고정이하 여신이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이는 최근 금감위가 ‘특수은행도 이제는 리스크를 인식·측정·감시·통제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고 경고했듯이 특수은행들은 현재 리스크 관리에 대한 개념자체가 거의 없는 상태다.따라서 차주의 미래자산 가치를 반영한 FLC가 적용되면 부실채권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축협과의 통합으로 최소 1조원이상 부실채권을 떠안은 농협도 신용부분에 대한 건정성기준 강화로 부심하고 있다.

농협은 지난달 말 발표한 잠재부실 및 손실에서 금감원의 FLC를 적용한 결과 추가 잠재부실이 646억원이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농협은 3월말 기준 잠재부실 여신이 전체 여신의 5.9%에 불과해 별 걱정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축협 통합 이후 불어난 부실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따른 BIS비율 하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밖에 상대적으로 건전자본 규모나 BIS비율이 양호한 기업,수출입은행과 수협도 향후 FLC 적용이후 달라진 충당금 규모나 BIS비율 등을 저울질하며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ykyi@fnnews.com 이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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