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태풍' 중소기업 자금난 심화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7 04:51

수정 2014.11.07 13:39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 여파로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또 국내 중견그룹들이 IMF 초기때 발행한 회사채 중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이 5조여원에 이르고 있는 것도 중소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27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중소기업공제사업단이 밝힌 상반기 중 부도어음 대출규모는 93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억원이 늘어났다. 중소기업의 부도가 증가했다는 단적인 증거다.

중소기업청이 조사한 5월중 어음부도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0.16%에서 0.19%로 증가했다.

3년만기로 돌아오는 회사채가 대기업의 자금줄을 조이면서 하청업체인 중소기업의 납품대금 결제는 대부분 어음으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음할인도 안된다. 기협중앙회는 이날 전국적으로 어음 할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가 상반기 중에만 1만개를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정책자금 지원도 여의치 않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서울지역본부의 경우 요즘 하루 평균 30여건의 대출상담이 몰리고 있다. 금리가 지난해 평균 7.5%에서 8.0%로 올랐지만 지원자금 대부분이 상반기에 소진돼 대출받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산업현장의 분위기는 더욱 냉랭하다. 부품 납품을 하는 서울 구로산업단지 K사의 이모 사장은 최근들어 6년째 거래를 해온 ‘모기업’으로부터 처음 납품단가를 전액 어음으로 받았다. 모기업이 3년전 발행한 회사채가 만기도래일에 직면하면서 현금확보에 비상이 걸린 탓이다.


또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금속가공품 납품업체인 Y사의경우 모기업인 D기업에 8억원어치 물품을 납품한후 결제대금이 3개월짜리 어음으로 갑자기 바뀌었다. 올해 초만해도 2개월짜리였으나 모기업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결제기간을 1달 연장 자금운용에 차질을 빚게 됐다.
납품단가도 5%정도 내려달라는 요구까지 받았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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