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지난해 회계법인 결산]잇단 일감에 회계사 지갑 미어터졌다

이장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7 04:51

수정 2014.11.07 13:39


지난 회계연도(99년4월∼2000년3월) 회계업계 동향은 한마디로 ‘워크아웃 특수속 삼일 독주’로 요약된다.

회계법인들은 금융구조조정과 기업 워크아웃·대우 실사 등 잇따라 터져나온 대형 일감에 사상 유례없는 대호황을 누렸다.

특히 컨설팅시장은 그야말로 대박이 터졌다. 국내 회계법인과 다국적법인들은 컨설팅전문 자회사를 잇따라 설립했다. 이 분야에서는 사람이 없어 일을 못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이에 따라 2년전 1억∼6억원에 불과하던 대형법인의 순이익규모가 지난해에는 14억∼126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독주하는 삼일=삼일은 외형(1263억,전체의 27%)과 순이익(126억,54%), 회계사수(544명,23%),감사대상업체수(1083개,16%)등 모든 면에서 다른 회계법인을 압도했다. 삼일이 본격 독주체제에 들어감에 따라 다국적 회계법인과 업무제휴를 맺은 국내 빅5업체 간에도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삼일의 매출액은 빅5중 막내인 영화의 3.6배에 달하고 순이익 기준으로는 안건의 9배에 이른다. ‘빅5’가 아닌 ‘1강4약’이란 말이 나돌 정도다.

지난해 회계업계의 또다른 특징은 5개 대형법인의 독과점 정도가 줄었다는 점이다. 전체 시장에서 ‘빅5’가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한때 74.3%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에는 69.8%로 다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대형법인과 중소형법인간에 시장독점을 싸고 빚어오던 논란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빅5’의 비중이 이처럼 줄어든 것은 대형법인인 세동회계법인이 안진에 흡수된데다 컨설팅 전문 중소형 법인이 선전한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빅5는 총 32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컨설팅을 잡아라=외환위기이후 회계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컨설팅분야가 지난해부터 완전히 회계법인의 주수입원으로 자리잡았다. 전체수입의 52%를 차지한다.

회계사들은 “위험만 크고 수익은 적은 외부감사에 비해 컨설팅은 고수익 저위험 분야”라며 “앞으로 컨설팅 능력에 따라 회계법인의 위상이 자리매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매출액을 2배이상 늘린 삼정과 신규법인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서일경영,화인경영 등은 모두 컨설팅 전문법인들이다. 이들은 기업진단,경영실사,신규사업 시장조사 등 기존 컨설팅 외에도 코스닥등록 컨설팅을 통해 짭짤한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법인도 마찬가지다. 컨설팅 비중이 낮은 영화,안건의 매출증가율과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른 반면 컨설팅비중이 60%를 웃도는 삼일과 안진은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 대형법인과 비교하면 국내법인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국내 최대법인인 삼일의 연간 매출액은 세계 최대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7%에 불과하다.
PWC의 연간 매출액은 17조원에 이르고 아더앤더슨은 15조원,KPMG는 12조원,언스트&영도 11조원을 넘는다.

/ jklee@fnnews.com 이장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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