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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삼국지'- 현대중공업 소송제기 전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7 04:51

수정 2014.11.07 13:39


현대중공업의 지급보증에 따른 금전손실 책임 공방 속에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과 김영환 전 현대전자 사장이 현대중공업에 ‘어떠한 재정적 부담도 지우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준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사건의 발단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들어가기 직전인 97년3월 정부의 투신사 정상화 방안에 따라 현대투자신탁(당시 국민투자신탁)의 주식을 현대전자와 현대증권이 떠안으면서 시작됐다.4개월 뒤인 같은해 7월 현대전자는 보유중이던 현대투신 주식중 일부(1300만주)를 현대증권을 통해 캐나다왕립상업은행(CIBC)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만기상환금 2억2000만달러,주식재매입일 2000년7월24일,대지급기일 같은해 7월20일로 정한 별도의 풋옵션(주식재매입청구권) 계약을 CIBC측과 체결했다.
이 행위를 두고 현대중공업은 현대전자가 외자유치 차원에서 보유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2억여달러를 차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반면 현대전자는 과다보유한 현대투신 주식을 일부 CIBC에 매각한 것이라는 주장이다.이같은 엇갈린 주장이 이 현대증권 회장과 김 전 현대전자 사장의 각서 확인을 계기로 현대중공업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당시 계열사 지급보증이 관행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각서까지 교환된 정황은 이회장의 ‘무리한’ 요구에 현대전자와 현대중공업측이 상당히 노심초사한 흔적을 알 수 있다.결국 일 낸 사람은 팔짱만 끼고 있고 현대투신 인수에 동원된 현대전자와 현대중공업이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됐다.현대중공업의 관계자는 “각서까지 쓰며 도와달라고 할때는 언제고 이제 책임질 일이 벌어지자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고 이 회장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현대전자 관계자도 “전혀 인수할 의사가 없다가 억지로 떠안은 주식으로 인한 피해를 왜 우리만 뒤집어 써야 하느냐”며 “일부 책임은 지겠지만 전액을 감당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현대전자측은 CIBC에 현대투신 주식을 넘기면서 얻은 차익 580억원은 손실보전금으로 현대중공업에 지급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현대중공업이 기대하는 2400억원 전약보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절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minch@fnnews.com 고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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