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감독원은 현재 운용 중인 하이일드펀드와 후순위채(CBO)펀드 수익률이 연환산 기준 11.19%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금감원의 수익률 계산이 ‘아전인수격인 수익률 숫자놀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금감원의 발표는 동원경제연구소가 26일 보고서에서 ‘하이일드와 CBO펀드의 수익률 급락으로 자금이탈 위험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이를 반박하기 위해 내놓은 것이다.
금감원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CBO펀드 수익률이 투신사가 가입당시 고객에게 제시했던 연 12%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 박광철 과장은 “99년 말 설정돼 만기가 얼마남지 않은 펀드와 비교하기 위해 연환산 수익률로 통일시켰다”고 말했다. 박과장은 또 “만기가 도래한 펀드 중 원금손실이 발생한 펀드는 특정법인의 편법운용에 의한 것이지 하이일드 펀드 자체의 수익률이 낮아서 그런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감원이 제시한 연 환산수익률은 시가평가제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하이일드펀드가 6개월 만기의 단기상품인 데다 시가평가를 적용받고 있어 시장상황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수익률이 변화할 수밖에 없고 채권별 가산 금리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원금손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개월 운용에 0.5%의 수익률을 올렸을 경우 이를 1년으로 복리환산하면 12% 이상의 누적수익률로 뻥튀기 된다는 것. 같은 논리대로 1개월 수익률이 -0.5%라고 가정하면 연간수익률은 -12%가 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올 초 설정돼 이미 결산이 이루어진 펀드를 대상으로 실현수익률을 계산하면 평균 4.1%에 불과하고 설정금액을 기준으로 가중평균하면 훨씬 낮은 0.2%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규모가 큰 펀드일수록 수익률이 낮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그나마 당시는 부실채권에 적용되는 가산금리가 높지 않았고 배정받은 공모주의 가격이 크게 올라 상황이 괜찮았다는 설명이다.
자금시장 불안으로 투기등급채가 거래조차 되지 않고, 증시침체로 공모가 아래로 추락하는 공모주가 속출하는 지금의 상황하고는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 투기채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 수익률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는 “특히 올 들어 설정된 펀드는 시장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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