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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받은 MH 결단만 남았다…조기 계열 분리 동의 여부가 초점


현대중공업의 지급보증에 따은 금전 손실의 책임공방으로 촉발된 현대 계열사 갈등이 결국 송사로 이어지면서 공은 정몽헌 전회장(MH)쪽으로 넘어가게 됐다.이에 대한 정몽헌회장의 행보는 현대의 계열분리와 시장 신뢰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이 현대투신 인수에 무리하게 계열사를 동원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몽헌 전회장의 진영에서는 사태를 수습해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나 현대중공업측은 이익치 회장을 포함한 MH측을 믿지못하겠다며 ‘법대로’의 길을 선택했다.

◇ 현대중공업의 긴급 이사회 표정= 이날 오전 8시 현대 계동사옥 11층 사장실에서 소송강행 여부를 놓고 긴급이사회가 열렸다.총 9명의 이사진 멤버 가운데 조충휘 현대중공업사장 등 사내이사 4명과 이선호 수출입은행전무이사 등 3명의 사외이사가 참석했다.2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모임에서 이사들은 현대중공업이 현대전자를 대신해 지난 20일 캐나다 CIBC은행에 지급한 2억2000만달러(2400억원)를 되찾기 위해 소송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다만 소제기를 현대중공업 본사가 있는 울산지법으로 하느냐 여부 등 구체적인 절차가 쉽게 합의되지 않아 법무법인 ‘광장’에 위임하고 이사회를 마감했다. 이사회가 열린 계동사옥 11층에는 현대자동차 관계자들도 나타나 현대중공업의 향후 대응책에 관심을 표명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다.

◇ MH측의 사태 수습 움직임=27일 이익치회장과 김영환 전현대전자 사장의 각서가 공개되면서 여론의 비난에 몰린 MH측은 외형상 사태를 수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27일 저녁 현대구조조정위원회는 “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이 사태 수습에 나서 연말까지 현대중공업에 피해가 없도록 전자와 증권측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 실효성은 아직 미지수다.일단 MH측의 현대그룹 관계자는 28일 “현대중공업이 캐나다 은행에 현대전자 대신 갚은 2억2200만달러(약 2400억원) 가운데 현대투신 주식 1300만주를 현대증권이 주당 1만원씩에 매각을 주선해 1300억원을 상계하고 나머지 1100억원은 몽헌 회장이 담보로 내놓는 현대전자 주식 835만8000주(1.7%)를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차입헤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현대중권이 현대중공업이 인수한 현대투신 주식을 주당 1만원에 팔아준다는 것도 현대투신의 부실 상태를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실현되기가 쉽지 않다.

◇ MH의 결단만 남았다=이에따라 가장 중요한 것은 MH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까지의 조기 계열분리를 동의하느냐에 달렸다. 현대건설이 중공업보유 지분 526만800주(6.93)를 팔기로 한 것에서 MH의 중대결단 가능성은 배제할수없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전방위 압력기미도 거세지고 있는 것도 MH의 등을 더밀고 있다.여기에는 정주영전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차 주식 사재출연종용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현재 MH는 지난 25일 그동안 머무르고 있던 일본에서 떠난 것이 확인됐지만 그후의 행적은 확인되지않고 있다.MH의 장고가 이미 시작된 것 같다

/ minch@fnnews.com 고창호 이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