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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펀드에 투기채권 편입 의혹

박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28 04:51

수정 2014.11.07 13:37


상당수 투신사들이 27일부터 공식 판매된 비과세펀드 약관에 채권등급을 명시하지 않은 채 판매하고 있어 투기채권을 비과세펀드에 편입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고 있다.
투신권은 27일부터 비과세펀드를 공식 판매해 왔고,이전 한 달 동안 예약판매로 27일 현재 3조원 이상 신규자금을 끌어들였다.

투신사들은 금감원 인가에 필요한 개별약관 신청때 투신권의 절반 이상이 비과세펀드에 편입되는 채권의 신용등급을 규정하지 않은 채 약관을 승인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승인이후 H투신,J투신운용 등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 투신사들은 투자자들에게 비과세 상품을 발매할 때 비과세펀드가 투자적격 펀드에만 편입해 운용한다는 내용의 운용계획서만 보여주고 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에는 대형투신사를 포함,후발 투신운용사 상당수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신사들이 이같이 약관을 명시하지 않는 것은 고객들이 운용약관을 통해 비과세상품에 투기채권 편입가능성을 알 경우 판매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하이일드나 후순위 채권을 많이 판매한 투신사일수록 운용 약관에 채권등급 명시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투신사측은 약관에 명시하지 않은 이상 편입채권의 내역을 고객에게 알릴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자금시장이 경색돼 투신사들이 비과세펀드에 투기채권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편입시킬 경우 펀드 부실에 따른 피해가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확률이 크다.

올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하이일드와 후순위채권(CBO)에 들어 있던 투기등급 채권처리에 어려움을 겪던 금융당국이 투신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묵인했을 가능성도 높아 문제 발생시 당국도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올해 안에 투신권으로 돌아 올 하이일드펀드와 CBO펀드는 각각 7조원,2조5000억원 등 모두 9조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고,이중 3조원가량이 신용등급 BB 이하의 투기등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현대건설사태 이후로 채권시장에서는 소수 국공채나 통안채만 거래되고 있을 뿐 투기등급 회사채는 거의 소화가 안되는 사정을 감안하면 하이일드,후순위채권 만기도래 시점에 자금시장 악화가 겹친다면 결국 투기등급 채권들은 비과세펀드로 몰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투기등급 채권의 비과세펀드 편입 문제는 투신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 mkpark@fnnews.com 박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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