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MH 귀국보따리…현대 '처방전' 있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30 04:51

수정 2014.11.07 13:36


현대건설의 만기도래 차입금이 몰려있는 29일 결제시한을 한차례 연장한 끝에 가까스로 자체 자금으로 결제해 위기를 넘겼지만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는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불씨’로 남아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현대아산 보유지분을 계열사에 파는 등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정몽헌 아산재단이사회 의장은 주초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헌의장 해결 복안 갖고 올까=현대가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 가운데 정몽헌 의장의 귀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우선 지난 5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현대건설의 자금난 문제가 정몽헌 의장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다.
현대중공업과 송사문제는 정몽헌 의장의 귀국 뒤 물 밑에서 타협을 통해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중공업측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쉽게 봉합될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그러나 현대관계자는“외자유치를 위해 보름 이상 해외 출장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정몽헌 의장이 현안들에 대해 분명한 해결 복안을 가지고 돌아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몽헌 의장은 또 귀국과 동시에 최대 난제인 현대차 계열분리 문제를 두고 한바탕 씨름해야 한다.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이 정몽헌 의장의 귀국 뒤 ‘담판’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처럼 모른척 할 수도 없는 입장.그러나 정몽헌 의장이 귀국을 하면 외형적으로 그가 전념하고 있는 대북사업 수행에 몰두하며 다른 현안들을 사안별로 대응하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정몽헌 의장은 현재 대북 사업에만 전념하고 있는 입장”이라는 현대 구조조정위원회 관계자의 말은 정몽헌 의장의 귀국 뒤 행보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이익치 현대증권회장의 경우에는 8월7일로 예고돼 있는 정몽헌 의장의 방북때 수행 여부가 그룹내 위상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 회장은 중공업 소송사태를 계기로 그의 퇴진론이 현대그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금융감독원도 현대중공업의 현대전자 외화도입 지급보증과 관련,이익치 회장의 소환조사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휴일도 잊은 현대 계열사=29일 만기가 돌아온 1466억원의 물대자금을 자체자금으로 막은 현대건설은 휴일인 30일에도 재정부의 자금담당 직원들이 출근해 6층 사무실에서 향후 자금 소요액과 조달 방법을 체크해보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31일 농협과 55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 문제에 대한 협의를 위해 관련 자료를 마련하는 한편 최악의 경우 농협측이 자금지원 조건으로 담보를 요구할 경우에 대비해 제공 가능한 담보 물건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공은 일단 현대전자,현대증권에 넘어간 만큼 기다려보자’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날 “서울지법에 소를 제기한 만큼 현대전자와 현대증권의 대응을 기다리고 있다.아직은 손실분 보전과 관련해 공식,비공식적인 제의는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minch@fnnews.com 고창호 이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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