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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합재무제표 발표 재계반응…'4대그룹 매출·순익 거품 빠졌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31 04:51

수정 2014.11.07 13:36


결합재무제표 작성 결과 4대 그룹의 매출과 순익이 실제보다 다소 부풀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 역시 삼성을 제외하곤 3개 그룹 모두 200%를 넘어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4대 그룹 부채비율 200% 달성발표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그러나 재계는 결합재무제표가 그룹 계열사간 상호줄자와 내부거래 등이 모두 상계되는 회계 특성 때문에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지는 등 불리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며 기업의 대외신인도가 떨어지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4대그룹의 결합재무제표결과 =재계에 따르면 부채비율은 삼성을 제외하고 200%를 넘었다.그러나 금융업을 포함하면 부채비율은 상상외로 높아진다.현대는 229.7%로 개별 재무제표를 단순합산한 연결재무제표의 부채비율 181%보다 48.7%포인트 올라갔다.현대건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자회사 출자분을 빼고 계산과 결과지만 여기에 금융업을 포함시킬 경우 그룹 전체의 부채비율이 296%로 높아진다.
삼성의 경우 계열사 재무제표를 단순합산했을 때보다 매출과 순이익은 당초 발표치보다 각각 20% 정도씩 감소하고 166.3%인 그룹 부채비율은 200%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고객의 자산을 맡아 운영하는 삼성생명을 비롯한 금융업을 포함할 경우 부채비율은 400%에 육박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측은 “금융업은 자산 건전성이 중요하지 부채비율은 별 의미가 없다”며 금융계열사를 포함한 부채비율 의미를 축소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84%를 발표했던 LG그룹은 올해 200%가 훨씬 넘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SK 그룹 역시 200%를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계의 볼멘소리 =재계는 정부의 결합재무제표 작성 의무화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특히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비율을 200%로 낮추었다고 했다가 이번 결합재무제표에 다르게 나타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나아가 그룹의 대외신인도가 떨어질까봐 걱정하는 모습도 역력하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부채비율 400% 이상이면 외국투자가들도 거들떠 보지 않는 투기등급”이라며 “이같은 사실을 어떻게 투자자들에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합재무제표 작성에 금융부문 계열사를 포함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그는 또“고객의 돈을 맡아 운용하는 금융계열사의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그룹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한 그룹의 관계자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결합재무제표를 작성, 공시함으로써 재벌기업들의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고 시장불신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hbkim@fnnews.com 김환배

▲용어설명- 결합재무제표

대기업 집단의 실질적인 경영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계열사간 거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계열사간 거래를 모두 상계처리하고 남은 잔액으로 만든 재무제표. 기업들은 부채비율 상승, 매출액 감소, 순이익 감소 등의 결과가 투명하게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그동안 도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97년말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에 구제금융을 지원할 때 재벌그룹의 회계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기업회계에 반드시 적용할 것을 우리 정부에 강력히 요구,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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