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부실 광주銀 대주주 금호그룹 '전전긍긍'

이민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31 04:52

수정 2014.11.07 13:35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금호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광주은행의 부실여파로 전전긍긍하고 있다.금호는 그동안 광주은행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사실상 부실경영의 ‘추궁’을 당하고 있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지난달 31일 금호그룹에 따르면 금호는 호남지역 대기업이라는 특성과 광주은행 여수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등의 이유로 은행 지분의 9.4%를 소유, 대주주를 맡고 있다.금호측은 이와 관련,“현행 지방은행법상 지분소유는 15%까지 가능하다”며 “광주은행의 경영 및 인사권 등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으며 은행의 사정도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금호의 입장과는 달리,광주은행은 사정이 다급해지자 대주주인 금호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서는 등 금호를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강제합병설에 반발하는 노조의 파업에 이어 “강제합병은 없다”는 금융감독원의 해명까지 휘말리는 등 부실표적에 올랐기 때문이다.광주은행 강락원 행장은 최근 금융지주회사로의 통합을 적극 추진하고,하반기까지 부실자산을 모두 정리하겠다고 표명했다.강행장은 또 금호를 접촉,“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자구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호는 신경쓸 여력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최근 자기자본비율규제(BIS) 8%를 맞춰야 한다는 광주은행의 ‘SOS’에 따라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79억원을 긴급 지원해 줬지만 마지막이라는 단서를 달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호는 광주은행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 등을 이유로 어떻게든 회생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3000억원의 공적자금만 주어지면 자력으로 살아날 수 있다”는 ‘대안’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금호의 한 관계자는 “대주주라는 ‘멍에’때문에 책임소재가 우리쪽에 떨어져 걱정이 태산”이라며 “광주은행 예금수신 6조원중 85%가 지역여수신인 점을 감안할때 은행의 생사는 지역경제에 큰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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