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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포커스-경기논쟁]韓銀, ˝하반기 상승세 유지…속단 일러 ˝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7.31 04:52

수정 2014.11.07 13:35


한국은행은 경기상승세가 둔화됐지만 하반기에도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고 따라서 경기정점 여부를 속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경기순환 패턴을 과거처럼 단순하게 상승·하강·불황 등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경기하락속도와 원인을 면밀히 따져 순환국면상의 변형 가능성을 배제하면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 정점은 2년 정도가 지나야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정점을 예측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다만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금융시장 불안,물가 등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 경기정점은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 경기상황에 대한 한은의 판단은 3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물가동향만 본다면 경기과열은 아닌 듯 하다”고 말했다. 현재 한은의 금리정책은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다급한 현안까지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신속한 경기조절 대응에도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는 범위내의 적정성장인 잠재성장률도 경기정점 판단에 중요한 변수. 한은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두자릿수를 넘어 98년 외환위기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의 차를 많이 메웠으나 아직은 약간의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남아 있는 차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고,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결론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기업구조조정 여부도 경기정점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한은은 기업·금융 구조조정을 확실하고 강도높게 추진해 마무리짓지 않을 경우 더 이상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은 어렵다는 입장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전철환 한은총재는 “최근의 경제위기는 미흡한 구조조정에 따른 불안심리의 반영”이라며 “시장의 민감도가 매우 높아진 점을 고려할 때 이같은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구조조정 노력과 성과없이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문제를 감안하지 않은 ‘경기논쟁’은 전혀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경기순환의 다양한 변형 가능성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은은 경기하강속도가 매우 완만하게 진행되면서 하강도중에 재반등하는 이른바 ‘M자형 경기순환’도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경우 경기정점이 분산되기 때문에 정확산 정점 파악이 어렵고 경기상승 국면의 기간 자체가 과거와 달리 매우 길어지게 된다.

/ donkey9@fnnews.com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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