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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한물간 반도체로 돈방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02 04:52

수정 2014.11.07 13:32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무려 3조200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은 ‘한물간 반도체’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순익기여도가 가장 높은 품목은 최첨단 반도체인 싱크로너스나 램버스가 아니라 이보다 앞서 나온 제품인 고속형(EDO)D램의 가격폭등이 주요으로 분석됐다.
64메가 EDO제품은 주로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 등 대형 컴퓨터에 주로 사용된다.이제품의 국제현물시장 가격은 지난해 연말 개당 8달러선에서 올들어 매월 1∼2달러씩 상승,최근에는 개당 18∼20달러선에 거래돼 불과 8개월만에 값이 2배 이상 뛰었다.
반면 반도체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64메가 초고속형(싱크로너스) D램이 올해 초 6달러선에서 공급부족으로 최근 8달러선에 거래되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EDO제품보다 정보처리속도가 4배이상 빠른 싱크로너스 제품이 98년 개발되자 대부분의 세계 반도체업체들은 EDO D램을 한물간 반도체로 여겨 지난해 생산라인을 대부분 차세대 제품인 싱크로너스 D램용으로 전환했다.그러나 세계 최대의 서버 제조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등을 비롯해 컴팩등이 자사 서버에 들어가는 D램으로 차세대제품보다 안정성이 뛰어난 EDO D램 사용을 고집했다. 이에 따라 시장 추이를 주시하며 EDO 생산을 유지하던 삼성전자는 제품 주문이 몰리면서 의외의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삼성전자의 EDO제품은 현재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세계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삼성전자 이외에 EDO제품을 소량 공급하는 업체는 현대전자와 마쓰시타 정도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64메가 D램 부문에서 싱크로너스와 EDO D램의 생산물량을 5대5로 비슷하게 가져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삼성전자의 64메가 제품중 싱크로너스와 EDO제품의 판매량이 가장 많고 램버스나 DDR제품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한편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올해 안에 EDO D램을 계속 쓸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는 당분간 한물간 반도체 덕분에 막대한 이익을 챙길 전망이다.삼성전자는 EDO제품 수요가 매년 줄어들긴 하지만 2003년까지 어느 정도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smnam@fnnews.com 남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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