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경제팀은 과연 어떤 인물이어야 하나. 구조조조정의 마무리와 중장기 비전의 제시라는 과제를 보면 새 경제팀의 자질이 분명해진다. 특히 핵심부처인 재경부 장관은 전문성과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혜안’도 갖춘 인물이 선택돼야만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조정능력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현재의 경제팀은 모래알로 표현된다. 경제수석과 재경부 장관, 산자부 장관 등은 서로 관계가 애매모호해 모두 따로 논다. 금융과 산업, 정책은 경제의 축으로서 하나만 잘 못돼도 경제가 비틀거리기 마련이지만 공조하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때문에 부총리로 승격돼 경제팀 수장이 될 재경부 장관은 무엇보다 경제팀이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능력을 갖춘 인물을 뽑는 게 중요하다. 특히 의약분업과 근로시간단축 등 집단이기가 발생할 수 있는 정책을 펼 때 ‘국익’의 관점에서 이해 관계자를 설득해서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발로 뛰는 적극성도 필요하다. 때문에 교수 등 학자와 정통관료는 부적합하지 않느냐는 견해가 자연스레 나온다.
◇금융전문가가 필요하다=국정과제인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우선 금융산업의 생리까지 낱낱이 알고 있어야 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연구원은 “잘못된 금융정책은 제2의 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다”면서 “국제금융계에 잘 알려져 있는 금융전문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직전 우리경제의 투톱이었던 강경식 재경원장관, 김인호 경제수석이 경제전문가였지만 금융통은 아니었다는 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S대학 경제학 교수는 “금융과 실물 지식을 고루 갖춘 인물만이 금융위기 가능성을 잠재우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중심자가 필요하다=정권 후반기는 정책을 실험할 단계가 아니다. 첫째, 구조조정을 완결하고 둘째,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개혁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고려대학의 한 교수는 “바로 그런 점에서 시장논리를 신봉하는 소신있는 인물이 선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경제팀은 공적자금을 낭비해 시장의 신뢰를 받지 못한 관료”라고 비판하고 “따라서 정부에서 아직도 증시 등을 부양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관치경제의 중심에 있었거나 해묵은 관료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은 뽑지 말아야 우리 경제를 위해 득이 된다”고 지적했다.
◇기획력을 갖춘 인물을 골라라=새 경제팀은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해야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요컨데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인물로 구성돼야 한다는 뜻이다. 현안에만 매달리지 않고 한국경제의 미래상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학계에만 있던 인물이나 정통관료는 부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오랜 경험을 통해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는 행정관료가 교수보다, 또 행정관료보다는 전문성을 겸비한 경험 많은 국회의원이 더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 john@fnnews.com 박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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