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표류하는 건설주택정책] (기고)건설산업의 위기와 대응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04 04:53

수정 2014.11.07 13:31


건설산업은 이대로 고사(枯死)할 것인가.그동안 국토개발의 견인차로,외화가득의 주역으로 경제를 이끌어 온 건설업이 IMF이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면허개방으로 업체 수는 급격히 증가하여 2000년 현재 6000개를 넘어선 반면 IMF이후 재정난과 경기침체로 격감된 공사물량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토 난개발 방지대책과 용적률 강화 등 각종 주택건설 제한조치들은 올초 회복기미를 보이던 민간 주택경기마저 다시 침체의 늪으로 몰아 공공공사의 감소를 민간 건축공사로 만회하려던 건설업체들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자금난을 이유로 ‘예산회계법’상 의무화된 선급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공기업이 늘고 있는데다 금융기관들조차 제2차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건설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을 기피하고 있다.직접 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도 어려워 현재 건설업체들은 수주난과 더불어 극심한 자금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다.
해외공사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건설업체들의 자금사정이 어려워 자금조달을 요구하는 해외 발주자들의 요구를 채워주지 못함은 물론 IMF위기 이후 국가 신인도 추락과 국내 대형 건설업체들의 연이은 부도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으로 해외공사에 대한 보증마저도 어렵다.해외에서의 명성도 추락,해외 발주처들이 한국 업체들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의 외환위기 해소와 중동제국들의 오일달러 증가 등 시장환경이 호전됐는데도 올해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지난해의 절반수준에 머물고 있다.

건설업은 자재업과 엔지니어링 서비스 등 타산업 부문과도 깊이 연계돼 있어 건설업 침체는 관련 산업의 불황을 초래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다.

건설업이 국민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정부는 이제 하루라도 빨리 건설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거창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도 좋지만 현 시점에서는 건설업계의 숨통을 터 줄 수 있는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공공 발주기관들이 의무적으로 지급하도록 돼 있는 선급금 의무지급비율을 준수하도록 조치해야 한다.이달로 끝나는 공공공사 대금을 담보로 한 특별보증의 운용시한도 연장하고 대상을 대기업으로 확대,건설업체들의 자금난 해소를 직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와 등록세 감면범위도 넓혀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리고 민간투자사업을 활성화하고 대규모 택지개발을 통해 건설업체에 일감을 만들어줘야 한다.국가신인도 하락과 우리나라 업체의 신용도 하락에 따른 보증 및 건설업체 자체 해외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감안,국책 및 신용우량은행이 협조융자(신디케이트)의 간사로 참여해 해외 공사용 금융 조달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하는 건설업체들의 노력이 병행될 때 우리 건설업계는 새로운 도약의 21세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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