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금융기관들은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사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부도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적절한 대책은 채무재조정,즉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들은 현대사태가 한국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어 8월중에 신뢰할만한 조치가 없을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6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4일 금융감독원이 해외사무소를 통해 입수한 뉴욕,홍콩,런던 등 현지 금융기관 동향에 따르면 시티,체이스 등 미국계 대형은행은 현대전자·자동차·중공업 등 견실한 현대계열사들이 현대건설에 대해 지원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은행들은 그룹내 우량기업이 현대건설에 직간접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사례가 발생할 경우 동반부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기존에 검토하던 현대계열 우량사에 대한 대출한도 확대를 보류하고 있다.
J P 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건설 및 상선은 채권단과 채무재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건실한 계열사가 현대건설 등에 지원한 여신을 출자전환하는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내다봤다.이 보고서는 조속한 계열 분리가 문제 해결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홍콩의 바클레이즈 캐피털 아시아는 현대건설 사태와 관련한 특별보고서에서 정부가 금융기관들에 현대건설의 여신한도를 유지토록 촉구한 것은 현대의 재무구조 취약성,신뢰도 저하 등을 확인해주는 사례였다고 강조하고 현대건설은 연간 수입의 15%를 이자지급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최악의 경우 부도가능성도 있지만 시장충격을 최소화하는 워크아웃이 유력하다고 내다보고 이 경우 회사채,기업어음 등이 대부분인 채무조정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그러나 대우그룹과는 달리 현대건설의 부도나 워크아웃이 현대그룹의 몰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오히려 시장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진단했다.
이 보고서는 또 현대중공업과 전자간의 소송은 계열분리를 가속화하는 징후이며 시장이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적고 있다.
한편 독일 한델스블라트는 지난 2일자 신문에서 현대사태로 한국 증시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으며 현대는 현실성이 없는 부동산 매각이 아닌 주식매각,자동차와 중공업 분리 등 실현가능한 구조조정계획을 2주일내에 내놓고 또 한국정부는 이를 위해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현대사태가 현대측의 조치에 의해 조기 해결되지 않을 경우 종합지수는 60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 금감원 소식통은 이익치 현대증권회장,김재수 그룹 구조조정본부장,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등 3명이 런던 등 유럽금융가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전문경영인’ 리스트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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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ky@fnnews.com 차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