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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부동산 경기 활황세…고급휴양시설 신·증축 활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06 04:53

수정 2014.11.07 13:29


미국의 대표적 휴양지 중 하나인 하와이의 부동산 경기가 10년 침체 끝에 활황세를 타고 있다.관광객 급증으로 호텔이나 리조트와 같은 고급 휴양시설의 신·증축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세계적 호텔 체인인 힐튼 호텔은 하와이에 또 한 채의 호텔을 신축중이고 ‘스타우드 호텔 앤 리조트’는 5000만달러를 들여 시설물도 수리하고 호놀룰루에 새 호텔도 지었다.
최근 미 증시 호황으로 가처분 소득이 높아진 미국인들은 사치스러운 휴가를 즐기기 위해 하와이로 몰려들고 있다.지난 5월 중 하와이를 찾은 여행객은 그 어느때 보다도 많다.하와이 주 당국은 올 한 해 7000만명의 미국인이 하와이에서 휴가를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
단체여행객도 급증하고 있다.라이온스 클럽 회원 2만명,미국치과의사협회(ADA)회원 3만5000명이 컨벤션센터를 이용했다.또 신용카드 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사무편의점 체인 킹코사는 직원 사기진작을 위해 가족과 함께 하와이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이른바 ‘인센티브 휴가’를 주고 있다.
아시아에서 하와이를 찾는 여행객 증가세도 만만치 않다.아시아 지역의 경기회복으로 일본인 관광객들의 수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하와이 스타우드 호텔의 객실판매율은 90%를 웃돈다.이 호텔 지배인 케이스 비에이라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높은 영업실적은 주식으로 돈을 번 젊은 도시인들 덕택”이라고 말했다.그는 “이들은 1년에 수차례씩 고급휴가를 즐기기 위해 찾아온다”며 “덕분에 온천과 헬스클럽은 연일 만원”이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호텔상품도 부쩍 고급화돼 2인 1박에 식사를 포함해 최고 3200달러(약 360만원)짜리까지 등장했다.

하와이 관광산업의 호황은 실로 오랜만이다. 지난 90년대 하와이 관광업계는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80년대 후반 호경기를 누리던 일본 기업들은 하와이의 호텔이나 리조트 단지를 사들였다.그러나 곧이어 일본 열도의 부동산 가격은 폭락하고 증시의 거품도 꺼졌다.설상가상으로 하와이를 찾는 미국 관광객수도 급감했다.

하와이의 부동산 개발업자인 제프 스톤은 “하와이 관광산업은 마치 햇볕에 눈이 녹아내리듯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한다.호텔 컨설팅을 하는 조셉 토이는 “내가 90년대 중반 힐튼 호텔에 머물던 어느날 객실에서 사무실까지 가는 동안 호텔에서는 청소하는 사람 한 명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객실이 텅텅 비어 있었다”고 말했다.

불황을 이기기 위해 호텔들은 투숙객들에게 며칠 더 무료로 묵을 수 있도록 해 주는가 하면,아침과 저녁 식사를 공짜로 대접하거나 무료 렌트카를 내어주는 등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다 했다.그러나 이런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경영압박을 견디지 못해 헐값에 고급 휴양시설을 팔아넘긴 업체도 부지기수다.

제프 스톤은 당시 이런 매물들을 적정가의 20%에 사들였다.그는 요즘 관광 활황세에 힘입어 하와이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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