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 연기된 것을 비관한 뇌종양 환자가 투신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은 파업 전공의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 환자의 죽음은 분명한 자살이지만 그와 같은 절망적인 상황으로 몰아넣은 것은 난치병인 뇌종양이 아니라 진료를 받지 못한 데서 온 극단적인 좌절감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죽음의 책임의 일단은 환자를 내팽개치고 가운을 벗어 던진 의사들 몫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술을 포함한 진료를 거부당하는 환자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며 전공의에 더하여 전임의까지 파업에 가세함으로써 의료공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환자 입장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전국 전공의의 79%가 환자곁을 떠났으며 21개 대학병원의 전임의들도 8일부터 사표를 내고 가운을 벗었다.
의약분업이라는 새로운 관행이 정착되기까지는 많은 진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진통은 의사와 약사 그리고 보건 정책당국이 인내와 슬기로 극복해야할 과제이며 결코 환자를 끌고 들어가서는 안된다. 문을 닫은 동네 의원은 다시 문을 열고 전공의와 전임의는 벗어던진 가운을 다시 입어야한다. 의사는 환자 곁에 있을때 비로소 존경 받을 수 있음을 왜 외면하는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