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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정일위원장, ˝통일 후에도 미군주둔 바람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09 04:54

수정 2014.11.07 13:25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9일 ‘코리아,공존시대’라는 주제의 1면 특집을 통해 지난 6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통일 후에도 평화유지를 위해 미군은 남는 것이 좋다”고 밝혔음을 소개했다.

특집에 의하면 6월14일 오후 백화원 영빈관의 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지역안정과 완충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군이 없다면 지역의 세력균형은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북한측에서는 김용순 비서가 먼저 “미군은 한반도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때 김위원장이 끼어들어 김용순 비서를 향해 “주둔하면 어떠한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미군은 반드시 철수해야 된다는 김용순 비서의 거듭된 주장에 대해 “용순비서,그만두세요”라고 힐책했다.

김위원장은 다시 김대통령을 향해 “내가 무엇을 하려해도 밑에 있는 사람들이 이같이 반대한다.
군(軍)도 미군에 대해서는 용순비서와 같이 생각할 것이다. 미군은 우리들을 공격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설명에는 동감하는 면도 있다. 지금 철수는 필요하지 않다. 통일된 후에도 평화유지를 위해 미군은 남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특집은 김위원장의 발언 진의와 관련 “북한이 한국의 ‘북침’에 대한 경계를 아직 풀지않고 있으며 동시에 일본의 군비증강,중국의 군사대국화를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한국 고위관리의 관측도 소개했다.

특히 6월13∼15일까지 남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통일논의였다면서 양측의 대화를 상세히 소개했다.

회담에서 김위원장은 외세의존과 간섭을 거부한 지난 72년의 7·4공동성명을 예시하면서 자주통일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외세 배척의 시대가 아니다. 내가 여기(평양)에 오기로 결정한 것은 나의 ‘자주’에 의한 것이며 미·일에도 이야기했다. 배타적인 자주가 아니다. 주변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협력하면서 독자 입장을 관철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자주가 아니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위원장은 “‘열린 자주’에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당신 쪽을 흡수 통일할 힘은 한국에 없으며 생각도 없다”고 말하자,김위원장은 “우리도 같다.(중앙정부가 외교·국방권을 지닌)연방제는 어떤가”라고 말을 꺼냈다.

이 제의에 김대통령은 “금방은 불가능하다”고 대답한 후 2개의 독립정부가 협력하는 ‘연방제’ 지론을 전개했다.


김위원장은 또 강한 권한을 지닌 중앙정부가 이뤄지려면 “50년은 걸릴 것”이라고 솔직하게 토로했다고 아사히는 설명했다.

이 밖에 김위원장은,북측이 보도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를 한사코 주장하고 있다는 김대통령의 지적에 대해 “내부용이다.
우리 군도 긴장으로 유지되는 면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신경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iychang@fnnews.com 【도쿄=장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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