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그늘집]독학어려운 골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10 04:54

수정 2014.11.07 13:25


날으는 볼도 치는데 그까짓 죽은 볼 쯤이야….

골프를 시작하기전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대개 골프를 치기전 누구나 축구,배구,탁구,야구 등 구기 종목은 어느정도 접한 상태다. 잘한다는 소리는 못들었어도 곧잘 한다는 얘기까지 들은 사람이 많다.

이런 구기 종목은 사실 죽어라 뛰기만 해도 어느정도 하는 것 처럼 비춰진다.

이를 믿고 골프에 입문한 골퍼들은 금방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공부와 마찬가지로 평생을 배워도 부족한 게 골프다.


그래서 골프는 독학으로는 불가능하다. 죽은 볼을 잔디 위에 놓여 있는대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칠 수 있는 게 골프인데 그걸 제대로 못하니 열불날 일이 아닌가.

옛날 골프가 아닌 다른 종목의 운동을 잘 했던 골퍼중에 ‘독학파’가 많다. 연습장에서 비싼 레슨비를 주고 배워봤자 레슨프로 코빼기 보기도 어렵고 6개월 이상 기다리기도 힘들어 포기하기 일쑤다. 한 3개월 정도 마지못해 레슨을 받고 나서는 골프클럽을 둘러메고 필드로 향한다.

그리고 “오늘 왜 이러지”하며 볼이 안 맞는다고 핏대를 세워봐야 소용없다. 왜 그렇기는 뭐가 왜 그렇겠나. 당연한 것이지.

골프가 독학이 어려운 이유는 크게 2가지.

평생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그것도 30대가 넘어 사용하려니 얼마나 갑갑하겠는가. 또 하나는 번쩍 번쩍 드는 머리. 왜 그리 볼이 날아가는 게 보고 싶은지 아무리 귀가 따갑도록 말해도 소용없다. 볼을 치기도 전에 이미 머리는 볼이 날아가는 방향을 향한다. 마치 머리와 볼이 동시에 날가는 듯한 형상이다. 그러니 볼이 맞을 턱이 없다.

이런 골퍼들이 고집을 피우고 독학을 계속할 때 받아야 하는 대가는 단 하나다.
평생 비기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장애자’가 되는 것. 하루빨리 ‘나홀로 골프’에서 벗어날 때 골프의 마력에 빠진다.

이를 뒤늦게 깨닫고 레슨프로를 찾아봐야 그때는 이미 ‘죽은 자식 불알 잡고 우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골프장이나 연습장에선 누가 뭐래도 골프 잘하는 사람이 최고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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