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골프채 '진짜같은 가짜' 판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10 04:54

수정 2014.11.07 13:25


국내 골프용품시장이 가짜 골프클럽이 판치는 유통 천국으로 변했다.

지난 5월 서울세관에 적발된 클럽을 보더라도 일부 제품의 경우 진품은 10∼20%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모두 가짜였다. 이들 제품의 경우 10개중에서 1∼2개만 빼고 나머지는 가짜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골프인구가 급증하면서 골프클럽을 새것으로 구입하거나 교체하는 골퍼들이 늘어나는 틈을 타 가짜 골프클럽이 등장해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국내 골퍼들이 많이 찾는 ‘혼마’나 ‘캘러웨이’ 등 유명 브랜드는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가짜’로 소비자들은 물론 수입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당시 세울세관이 적발한 가짜 클럽 완제품은 시가로 42억원 상당으로 미즈노1000세트,브리지스톤은 1124세트,던롭 494세트,스팔딩 493세트 등 총 3111세트나 됐다. 이들 제품의 부품도 아이언 헤드가 6300개에 우드헤드가 2100개나 됐다. 또 샤프트 1131개에 그립도 1만6500개나 돼 국내 골프클럽시장이 조직적인 가짜 골프클럽을 생산하는 전초기지임이 드러났다.


혼마를 직수입하는 왕도의 경우 가짜 클럽 유통에 대한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고민이다. 그동안 여러차례 경찰과 검찰의 힘을 밀어 단속을 해봤으나 별무소득이었다.

워낙 ‘점조직’으로 유통되고 있어 검찰도 두손을 든 상태. 골프클럽 수입업체들도 상당수의 가짜 클럽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 시장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가짜 골프클럽 유통업자들은 단속이 이뤄지면 숨죽이고 있다가 단속이 느슨한 틈을 타 다시 활개를 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요행으로 가짜 클럽 유통업자를 붙잡아 봤자 끝내 유통시킨 장본인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짜 클럽을 팔았다는 이 사람 저 사람들을 불러 조사하다 보면 마지막엔 자신도 모르는 사람한데 구입했다는 대답을 듣기 일쑤라는 것이다.

따라서 가짜 클럽을 구입하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주의하는 방법밖에 없다. 수입업체들이 나름대로 바코드,일련번호,스티커 등 각종 ‘정품’을 확인할 수 있는 표시를 제품에 붙이고 있으나 이것도 크게 믿을 게 못된다. 최근 들어 대담하게 바코드는 물론 일련번호까지 위조하는 가짜 클럽 유통 조직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왕도의 박철현 부장은 “수요가 있는 한 가짜 골프클럽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올리마와 네버컴프로마이즈 퍼터를 수입하는 올라마코리아 최종상 홍보팀장도 “일부 소비자는 유명 브랜드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가짜인줄 알면서도 구입한다”며 무분별한 외제 선호도를 꼬집었다.


최팀장은 “전문가도 육안으로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식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된 가짜 클럽이 나돌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도 클럽을 잘라내 분석하기 전에는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정교 하다는 것.

가짜 골프클럽의 부품은 대부분 대만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일부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대만에서 헤드,샤프트 등 부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하고 있는 것으로 수입골프용품업체들은 파악하고 있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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