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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계열분리·자구안 일괄 발표…˝정몽구 회장 퇴진은 고려 않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10 04:54

수정 2014.11.07 13:24


현대가 상당히 유연한 자세로 돌아섰다. 정부와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선 현대 자동차 계열분리 후 자구계획안 발표 방침을 바꿔 계열분리안과 자구계획을 일괄 발표키로 했다. 또 중공업의 조기계열 분리 요구도 수용할 태세여서 현대사태가 급류를 탈 전망이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10일 “내주말인 18일께 계열분리와 현대건설 자구안을 포함한 종합적인 자구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3부자 동반 퇴진이 불거지면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나 정부의 심중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사태 해결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도 “정몽구 회장 퇴진 문제는 현대 사태의 본질이 아닌 만큼 특별히 대응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고 말해 쟁점화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3부자 퇴진의 파장=지난 9일 채권단의 공문에 “MK도 3부자 동반퇴진의 대상”으로 포함됐다고 알려지자 현대차는 발칵 뒤집혔다.현대 구조조정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채권단이 보낸 공문에 ‘지난 5월 발표내용을 이행하고 3부자와 부실 경영을 초래한 문제경영진을 퇴진시켜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확인했다.김경림 외환은행장 역시 이날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물러나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하루뒤인 10일 정부는 파장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사태수습에 나서면서 찻잔속의 태풍이 될 공산이 커졌다. 이근경 재경부 차관보는 이날 “정몽구 회장의 퇴진이 사태의 본질은 아닌 것 같다.외환은행이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결국 19일까지 제출할 현대의 자구계획을 받은 정부와 채권은행이 그이후에 어떤 판단을 내릴지 여부에 달려 있는 것 같다.
◇본질은 계열분리=현대차는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하는 현대사태 해결의 본질은 계열분리이지 MK퇴진이 아니라고 주장한다.현대차 관계자는 이날 “정부 고위층도 MK퇴진을 요구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밝힌 뒤 “3부자 동반퇴진 선언은 MK와 사전합의 없이 발표된 만큼 효력이 없고 발표직후 이사회는 MK를 재신임해 법적으로도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김 외환은행장의 발언을 정부의 의지 표현으로 해석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얘기다.그는 정몽구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으로 퇴진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 구조조정위원회 관계자는 “본질과 무관하게 엉뚱한 방향으로 일이 번질 경우 현대사태의 신속한 해결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정몽헌 의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선 이상 정몽구 회장도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문제로 현대자구 계획이 시장의 외면을 받는다면 현대차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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