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8·15특사 청와대 입장·정치인 재기의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14 04:55

수정 2014.11.07 13:20


청와대는 14일 이번 8·15 특사가 한반도의 화해·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 국민이 용서와 화해를 통한 새로운 출발을 기약하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청와대측은 ‘8·15 특사’에 김현철씨에 대한 완전 사면·복권이 포함된데 대한 국민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이것이 김대중 대통령의 ‘고뇌의 결단’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새천년에 처음 맞는 광복절에 민족의 화해·분위기속에서 평소 김대통령이 갖고 있는 화해와 용서의 정신에 따라 사면을 한 것”이라며 “특히 그 숫자가 광복절 사상 최대 규모인 것은 새로운 출발을 해야하는 시점에서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대변인은 또 “김대통령은 취임 이후 사형집행에 대해 한 번도 사인을 해 본 적이 없다”면서 “대통령은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 논쟁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새롭고 옳은 삶을 사는 사형수들에게 인도주의적 배려를 하기 위해 이번 감형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안사범에 대해서는 남북화해 분위기를 감안한 관용 조치이며,15대 선거사범은 16대 출마를 하지 못함으로써 충분한 벌을 받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고,경제사범과 일반 형사사범은 형평의 원칙과 새시대의 화해 정신에 따른 것이라고 박대변인은 설명했다.


특히 이번 사면·복권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에 대한 완전 사면·복권과 핵심 측근인 홍인길씨의 형집행정지 결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철씨의 개인 잘못도 있지만 대통령의 아들을 이용하려는 당시 권력 주변의 분위기도 크게 작용했고 대통령의 아들로서 그만큼 고통을 받았으면 이제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8·15사면 정치인 재기 의욕

이번 8·15 광복절 특사에는 김현철, 홍인길씨외에 과거 비리나 선거법위반 등 혐의로 정치활동에 제약을 받아온 정치인들이 다수 포함돼 이들의 정치재개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특사 소식이 전해지자 당초 ‘혐의’의 부당성을 주장하면서 대부분 ‘여건이 허락하면’ 정치활동을 재개할 뜻을 밝혔다.

15대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았던 이기문 전의원은 “정치인이 아무리 깨끗하려고 노력해도 주변에서 잡아 흔들면 오염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자신이 ‘정치적 희생물’이었음을 강조하고, “필요하다면 명예회복 차원에서 다시 뛰어볼 생각도 있다”며 정치활동 재개의향을 내비쳤다.

종로에서 당선됐던 이명박 전 의원은 “당장 달라질 것은 없다”면서 “그간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정치만 답보상태인 것같다”면서 “확 트인 정치가 펼쳐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곧 정치권에도 활동공간을 만들어 나갈 뜻을 시사했다.

서울시내에서 택시를 운전하며 ‘서민생활’을 체험중인 박계동 전 의원은 “정치적 족쇄가 풀려 만감이 교차하며,지루한 장마가 끝난 것같은 기분”이라면서 “애초에 나에 대한 혐의가 어이없던 것”이라며 혐의의 ‘부당성’을 강조했다.홍준표 전 의원도 “세상과 업을 치른 것”이라면서 “일단 당을 찾아 이 총재에게 인사하고, 상도동도 방문할 예정”이라며 활동재개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차남인 김현철씨와 측근이었던 홍인길 전 의원이 8·15 특사에 포함된데 대해 공식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 전 대통령은 이날 상도동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으로부터 김현철씨와 홍 전 의원의 특사 소식을 전화로 보고 받았으나, “알았다”는 말 이외에는별다른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

반면 정치개혁시민연대 김석수 사무처장은 정치인 특사에 대해 “민족화합이라는 명분을 이런데 내걸어야 하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sm92@fnnews.com 서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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