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 이번에 버디 잡겠네?`.
파 3홀에서 동반자중 유일하게 온그린 시킨 김사장은 티잉그라운드를 벗어나자 마자 퍼터를 빼들고 동반자들이 방해공작을 펴고 나왔다.
동반자중 한명은 벙커에, 또 한명은 해저드에, 다른 한명은 그린을 오버시킨 상태. 스트로크당 1만원짜리 내기골프라 파만 잡아도 ‘니어핀’을 포함, 수월찮게 돈이 들어올 상황이다. 따라서 김사장은 보란듯이 티샷을 끝내자 마자 퍼터를 받아 들고 우쭐대며 그린을 향해 걸어갔다.
그린에 올라간 김사장 볼의 홀컵까지 거리는 약 2.5m.프로골퍼들도 꼭 넣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힘든 거리지만 아무튼 김사장은 확실한 버디찬스를 맞은 셈이다.
그린을 오버시킨 동반자도 손목에 힘이 들어가 칩샷이 토핑이 나며 냉탕 온탕을 반복하다 2온 시킬 것을 4온이 되고 말았다. 해저드에 넣어던 골퍼도 간신히 3온시켰고 벙커에 넣어던 동반자도 두번만에 벙커에서 빠져 나와 3온. 김사장을 빼놓고 모두 잘해야 더블보기를 할 정도에 망가졌다.
김사장이 여기서 버디만 잡으면 ‘버디값’에 ‘니어핀’ 등을 합해 간단히 15만원 이상을 챙길 수 있었다.
예상대로 동반자중 한명은 더블파인 ‘양파’를 했고 나머지는 더블보기를 했다.
이제 김사장의 버디퍼트만 남겨 놓고 있는 상황. 김사장이 막 퍼트를 하려고 하는데 동반자중 한사람이 “버디가 보기 되는 것 알지”하고 ‘태클’를 걸고 들어왔다.김사장은 자세를 풀고 버디를 재시도 했지만 홀컵에 훨씬 못미친 ‘공무원 퍼팅’이 되고 말았다.다음에 한 퍼트는 너무 길어 홀컵을 오버했고 간신히 보기퍼팅을 성공시켰다.
김사장은 ‘버디값’은 물론 ‘니어핀’까지 날려 버리고 ‘양파’를 한 동반자로부터 고작 1만원을 챙기는데 그쳤다.
김사장이 보기를 하자 동반자들은 모두 좋아했다. 그러면서 “김사장 자네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왜 그리 ‘구멍’을 무서워하나”하며 놀려댔다.
사실, 김사장은 요즘 나이탓인지 ‘구멍’만 보면 쪼그라드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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