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의 필요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최근 동남아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면서 ‘아시아 제2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통화기금(AMF) 추진은 지난 97년부터 일본과 한국·중국·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 회원국에 의해 주창돼 왔으나 국제통화기금(IMF)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반대 때문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15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홍콩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홍콩 금융가에서는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와 같이 투기성 단기자본의 이동에 취약한 금융구조를 벗어나고 지난 98년에 나타났던 아시아 각국의 경쟁적 평가절하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아시아통화기금(AMF)과 같은 아시아 화폐공동체의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게 홍콩 금융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 등 동남아 3국의 통화가 이달들어 8일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구조조정작업이 지지부진한데다 정치적 불안까지 겹쳐 당분간 악순환을 계속 할 것으로 홍콩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 대해 각각 4억달러와 3억1400만달러의 긴급자금 지원을 결정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발등의 불’을 끌 뿐이란 것이다.
그러나 지난 97년 금융위기 이후 동남아 국가들이 기초체력(금융환경) 만큼은 2∼3년전 보다는 회복돼 동남아 제2위기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홍콩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 msk@fnnews.com 민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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