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지난 13일 계열분리와 자구안 계획을 발표해 안정을 찾아감에 따라 내부 갈등 수습 등 후속 조치 모색에 나서고 있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15일 “채권단이 현대의 계열분리와 자구계획안에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표명한 만큼 한국기업평가의 계열사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조만간 한국기업평가에 신용등급의 원상회복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현대는 계열분리 문제가 일단락 됨에 따라 이사회 중심 경영 풍토 조성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중공업 소송을 통해 시장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것처럼 다른 계열사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현대중공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는 또 그동안 갈등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비춰진 몽구-몽헌 회장,몽헌 회장과 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사이에 화해의 움직임을 통해 내부 ‘상처’ 봉합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13일 발표내용중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를 2002년6월까지 하겠다고 밝혀 현대중공업측에서 계열분리가 예상보다 늦어진 점에 반발해 14일 긴급 이사회 개최를 예고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였었다.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중공업측이 이사회 소집을 서둘러 취소하고 자제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던 것은 현대 오너 형제 사이에 화해의 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반증해주는 단서라고 할 수 있다.
몽구-몽헌 회장 관계도 이미 계열분리가 된 마당에 서로 화해 제스처를 통해 실리를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실제로 14일 김경림 외한은행장이 채권단이 매입하게될 정 주영 전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을 몽구회장측이나 정세영 전 자동차 명예회장측에 팔 수도 있다고 밝히자 몽헌 회장측 관계자는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혀 자동차 쪽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자동차측은 이미 원하는대로 계열분리를 얻어냈기 때문에 그동안 끈질기게 요구하던 문제 경영진 퇴진에 대해 더 이상 언급을 자제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그동안 서로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리며 치열하게 싸워온 갈등 양상이 서로의 ‘주군’을 위한 측근들의 작품이었다면 화해를 통해 현대호를 정상화하는 것은 현대 오너 형제들의 몫으로 남게 됐다.
/ minch@fnnews.com 고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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