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국제금융·자본확충·리스크관리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분야의 외국인 전문가 영입에 발벗고 나서면서 은행권의 ‘외국인 임원 영입’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영입 임원과 기존 직원간 마찰이 빚어지는가하면 은행간 인력빼가기 현상까지 빚어지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은행들이 투명 경영과 선진 금융기법 전수 차원에서 국제금융·여신·리스크관리·자본확충·기업홍보(IR)·경영진단 등 각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외국인 전문가 영입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현재 국내 은행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전문가만 20여명을 웃돌고 있다.일부 은행에서는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을 비상임이사로 영입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울은행은 최근 경영관리 진단과 자금증권 및 국제업무 강화 차원에서 데이비드 워너씨를 수석 부행장으로 영입했으며 한빛은행도 자본확충과 IR를 담당할 재무기획본부 부본부장으로 ‘에이트나 인터내셔날’ 출신의 존 보첼러씨를 임명했다.
국민은행은 골드만삭스 부회장으로 있던 헨리코넬씨를 비상임이사로,뉴브리지 캐피탈에 매각된 제일은행은 올해초 윌프레드 호리에,던컨 바커,랜비어 드완씨를 각각 행장과 영업지원 본부장,재무관리 본부장으로 선임했다.주택·외환은행도 국제금융·리스크관리 분야 등에서 3∼4명의 외국인 임원을 채용한 상태다.
이처럼 외국인들의 은행 임원급 진출이 눈에 띄게 늘면서 문화적 차이에 따른 직원과의 마찰이나 인력빼가기 등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다.뉴브리지 캐피탈에 매각된 제일은행은 요즘 윌프레드 호리에 행장 등 일부 외국계 임원과 노조·직원간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호리에 행장 취임초 영어사용을 둘러싸고 기존 직원과 마찰을 빚은데 이어 최근들어선 노조측이 임원급에 대한 급여지출 내역을 소관부서에서 조차 모르고 있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반발한데 이어 컨설팅을 이유로 외부업체에 지급되는 비용도 공개되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서울은행이 최근 산업은행에서 근무하던 데이비드 워너 수석부행장을 영입해 간 것과 관련,두 은행간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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