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류를 탄 초대형 벤처기업들의 기업간 인수 합병(M&A)에 대해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부정론과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생산적 결단’의 긍정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대형 벤처기업들의 기업간 인수합병은 이달 들어서만 인터넷업체인 로커스가 코아텍을,제조벤처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이 아펙스를 인수하는 등 세원텔레콤의 맥슨전자 인수,메디다스의 의학연구사와 합병 등에 이어 본격화되고 있다.
김형순 로커스사장은 최근 전격 인수한 코아텍시스템을 ‘슈퍼 홀딩스 컴퍼니’로 변신시킬 계획을 밝혔다. 김사장의 발표를 계기로 국내에도 드디어 지주회사(홀딩스 컴퍼니)설립 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며 향후 ‘M&A 풍향계’의 방향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로커스에 이어 한국디지탈라인(KDL)도 대주주로 있는 디지털임팩트,평창정보통신을 중심으로 2000억원 규모의 대형 지주회사 설립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초대형 벤처기업들의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기업간 인수합병에 곱지않은 시각이 만만치않다. 한마디로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 벤처기업에도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러한 비난은 코스닥 등록여건이 까다로워진데다 증시에 먹구름이 끼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신규 등록이 어려워지자 기존 코스닥 등록기업을 소유(?)하려는 ‘뒷문 상장(Backdoor Listing)’으로 평가하면서 지주회사 설립에 부정적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로커스나 한국디지탈라인은 역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코스닥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닷컴기업의 위기감이 높아지는 만큼 기업간 인수합병은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세원텔레콤의 맥슨전자 인수,메디다스와 의학연구사와 합병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대형벤처기업들의 지주회사 설립도 ‘공멸’을 막기 위한 중대한 결단으로 인식되면서 일부의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부정론을 잠재우고 있다.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대형 벤처기업들의 기업간 인수합병에 대한 논란은 증시불안이 지속되고 벤처기업이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는 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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