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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씨 지분'직접 매각'선회…MK측 의혹 눈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21 04:57

수정 2014.11.07 13:14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내놓은 자동차 지분 6.1%의 향배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현대 관계자는 21일 “직접 내다 팔되 매각 물량이 1270만주에 달해 한꺼번에 넘길 경우 원매자에게 자금부담이 되는데다 시장에 미치는 충격 때문에 분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 지분 매입 뒤 제3자 매각’ 방안을 직접 매각으로 급선회한 것은 현대가 채권단에 정 전 명예회장의 지분 매수인까지 지명하고 심지어 채권은행과의 이면계약설이 나돌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이 현대자동차에 욕심을 내고 있다는 항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직접 매각을 택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이 채권단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밝혀져 지분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일단 정 전 명예회장의 6.1% 지분 매각은 해외 매각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지분 매각작업을 현대증권 국제부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21일 “현대차 주가 급락 등 파급효과를 감안해 해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해외 매각을 하더라도 매각 직전 자동차와 협의를 거쳐 투명하게 매각을 진행시킬 것”이라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또 “국내에서 현대자동차 주식 1270만주(약 2200억원)를 인수할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현대 자동차측은 여전히 의혹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입장이다.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기관이나 펀드에 매각한다는 것은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의장이 해외에 가지고 있는 역외 펀드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것과 통한다”며 “이 경우 지분을 매각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고 이를 밝혀내기도 힘들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자동차측은 특히 채권단이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쪽으로 지분을 넘길 수도 있다고 밝힌 시점에서 현대 구조조정위원회가 갑자기 직접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한 점을 의아해 하고 있다.그러나 현대차 지분을 둘러싼 갈등이 재연될 소지는 적다는 게 재계전반의 분위기다.

/ minch@fnnews.com 고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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