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22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대상업체로 은행돈을 지원받아 연명하는 가운데서도 회사자금을 부당사용하는 등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저지른 8개사 오너경영인 또는 법인에 대해 국세청 세무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국세청에 통보된 오너 및 법인은 미주,진도,신호그룹 오너와 신호계열 3사(신호제지,신호유화,동양철관),신동방,서한 등이다.
금감원은 또 협력업체 주식을 타인명의로 신탁하는 방식으로 위장지분 취득혐의가 있는 대우자동차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조사를 의뢰했다.
금감원은 조재호 신용감독국장은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44개사를 상대로 지난 7월 모럴해저드 여부에 대한 특별점검을 벌인 결과 대부분 기업에서 부도덕한 경영사례를 적발했다”며 “특히 보유 부동산을 계열사에 비싼값에 매각하거나 회사자금을 유용한 혐의가 있는 8개사 오너경영인 또는 법인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점검결과 미주 박상희 회장(중소기협중앙회회장,국회의원)은 지난 97년말 소유토지를 계열사인 미주실업에 24억원을 받고 매각하면서 5차례에 걸쳐 선수금 23억원을 받았으며 이중 13억원을 미주철강 증자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또 박회장이 당시 매각한 토지가격은 공시지가(㎡당 20만원)보다 13만원 비싼 33만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이 토지는 아직까지 소유권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진도그룹 김영진 회장과 특수관계인도 97년6월 보유토지를 계열사인 진도종합건설에 86억원에 매각했으나 매각금액(㎡당 21만1000원)이 공시지가(㎡당 2만7000원)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매입사유가 ‘아파트건설’로 돼 있음에도 아직 사업계획승인이 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김회장은 진도로부터 13차례에 걸쳐 51억원을 차입,이중 22억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신호그룹 이순국회장은 지난 96년 연진테크 인수와 관련,전사주의 보증채무 170억원을 면제해 주기 위해 계열사인 신호제지 발행어음 34억원어치를 채권은행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밖에 부실계열사에 대여해준 자금이 해당업체 부도 등으로 회수불능상태가 된 신동방과 신호계열 3사 및 주택건설업체인 서한 등 5개사도 국세청에 통보조치됐다.계열사 대여금 부실규모는 신동방 654억원,신호계열 3사 649억원,서한 96억원 등이다.
금감원은 44개 업체중 19개사 오너가 사재출연 등을 약속했으나 이중 동아건설과 한창 등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금감원은 박상희 미주회장외에 장치혁(고합오너 겸 전경련 남북경협위원장) 이순목씨(우방 오너겸 주택협회회장) 등도 어떤 형태로든 모럴해저드에 연루된 만큼 이들에 대한 공사직사퇴압력이 거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fncws@fnnews.com 최원석 임대환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