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4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9.6%에 달했다.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로는 지난해 4·4분기 13.0%를 정점으로 낮아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예상보다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과열 여부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아울러 2·4분기 GDP성장에 정보통신산업의 기여율이 50%를 넘어 지나친 편중 성장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과열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2·4분기 GDP성장률이 9.8%를 기록하며 올 상반기로는 11.0%의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아직까지 고성장의 모습을 띠고 있어 식지 않은 경기에 인플레이션이 현저히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아직은 아니라는 입장.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소득통계팀장은 “계절변동치를 감안한 GDP증가율이 5분기째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과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경기를 평가할 수 있는 GDP순환변동치가 지난 98년 3·4분기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으나 올 2·4분기에는 100.8로 전분기와 같은 수치를 보여 조정양상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2·4분기의 GDP 증가는 수출과 설비투자의 증가에 따라 견실하게 이뤄졌으며 소비와 건설투자의 GDP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경기과열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전철환 한은 총재는“하반기 물가상승세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한데다 콜금리 인상의 목소리가 전문가집단에서 이어지면서 이르면 다음달 물가상승 압력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콜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정보통신산업의 편중 심화= 2·4분기중 GDP성장은 정보통신(IT)산업이 주도했다. 컴퓨터·반도체·음향통신기기 등 IT산업은 성장률,성장기여율,설비투자증가율,민간소비증가율,수출증가율,수입증가율 등 국민계정의 모든 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IT산업의 자체 성장률은 전분기(42.9%)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39.8%에 달했다. 이에 따른 성장기여율은 51.8%에 달했으며 IT 산업의 대 GDP비중은 16%에 달했다. IT산업 설비증가율은 51.4%로 설비투자증가율에 대한 기여율이 32.2%에 달했다. 또한 민간소비증가에 대한 정보통신 기여율은 31.9%,민간소비에서 IT생산물 소비증가율은 35.7%나 됐다.
게다가 수출에 있어서도 IT산업의 증가율은 46.2%에 이르러 전체 수출증가율 22.9%의 2배를 웃돌았다. IT산업의 수출증가기여율도 73.4%,수출에서 차지하는 IT산업의 비중은 43.0%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에 있어서도 IT산업 수입증가율은 43.8%로 전체 수입증가율 19.8%의 두배를 넘어섰다. IT산업의 수입증가기여율도 46.6%에 달했다.
이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IT산업의 호불황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가 완전히 노출돼 있어 경제구조의 취약성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성태 한은 부총재는 “우리나라 경제가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집중도가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고 이에 따른 경제구조의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성장주도 산업은 시대에 따라 달라져 왔으며 현상황을 볼 때 정보통신산업이외 다른 부문도 견실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donkey9@fnnews.com 정민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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