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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기 하강곡선 구조조정 서둘러야˝…美 침체로 성장률 둔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23 04:58

수정 2014.11.07 13:13


한국 경제가 올 2·4분기에 9.6%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이미 경기 후퇴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구조조정을 끝내지 못한 금융권과 업계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23일 지적했다.

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한국 경제가 금융위기 이후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앞으로는 성장세가 현격히 둔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자연스런 회귀현상으로 이미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2·4분기 성장률 9.6%는 지난 1·4분기에 기록했던 성장세를 감안하면 1.1% 성장에 그친 것이며 이는 지난 98년 이후 분기대비 성장률로는 최저치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올해 8%대에 이어 내년에도 6%대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한국 정부의 견해에 대해서도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UBS 워버그의 아시아 경제 담당국장인 그레이엄 코트니는 한국 수출품의 20% 이상을 소화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침체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내년에 3.9%의 성장률을 기록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트니 국장은 또한 올해 20%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한국의 수출증가율도 내년에는 4.5%로 밀릴 것이며 내년 국내 민간소비 증가율도 올해 7.7%에 훨씬 못미치는 4.8%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긍정적인 경제상황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빨리 많은 것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미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을 한층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싱가포르 소재 SG증권의 수석 전략분석가인 마누 바스카란은 한국의 주력 수출상품인 정보통신 제품의 수출전망이 비교적 밝은 편이라면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6.1%로 예상했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에 관계없이 앞으로 나타날 경기침체가 지난 2년 간 이뤄진 한국 내 금융권과 기업 구조조정 노력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경제학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 경제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침체 현상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구조조정을 등한시한 기업과 금융권이 더 이상 구조조정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이들은 한국 내 금융권이 이미 구조조정이 미진한 업체에 대해 냉정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가운데 경기마저 침체되면 이들 기업은 자금조달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런 상황이 경제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G증권의 바스카란은 현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위기가 하드랜딩으로 이어질지 여부라면서 이것이 바로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홍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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