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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차관 종료 선언]호된 대가치른 '눈물의 졸업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24 04:58

수정 2014.11.07 13:11


국제통화기금(IMF)은 23일 한국 정부가 지난 97년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외부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고 고도성장 기조를 유지하려면 금융·기업 부문의 구조조정을 마무리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는 이날 ‘한국 프로그램’에 대한 이사회를 마친 뒤 “한국에 제공할 대기성 차관은 오는 12월3일 종료되며 더 이상 이사회 검토가 없을 것”이라고 밝혀 한국의 완전한 ‘IMF 졸업’을 선언했다.

스탠리 피셔 IMF 수석 부총재는 “이사회는 한국이 금융위기와 뒤이은 경기침체를 인상적으로 극복한 데 대해 한국 당국을 치하했다”고 전했다.

◇한국 경제 전망=피셔 부총재는 “한국의 단기적인 거시경제 전망은 2000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5%로 예상되는 등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한국 경제가 지속가능한 속도로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억제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이 중기적으로 평균 6∼6.5%의 실질 GDP 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이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피셔 부총재는 “한국이 직면할 거시정책상의 과제는 성장을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원화 가치를 추가로 절상함으로써, 금리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환율은 원칙적으로 시장기능에 맡기고 정부의 개입은 시장활동을 원활히 하는데 국한돼야 하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인상의 시기와 폭은 재정 건전성과 환율 변동에 따라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구조조정=피셔 부총재는 한국의 구조개혁이 “상당한 진전을 이룩했으나 금융과 기업 부문에 남아 있는 약점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핵심 과제는 개혁과정에서 시장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그는 재정 안정,전략적인 매각,분사와 기타 운영상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된 뒤에도 채권단이 주도하는 구조조정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셔 부총재는 현대·삼성·LG·SK 등 4대 재벌도 채권단과 시장에 의한 구조조정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금융 부문의 추가 개혁이 성공하려면 금융기관의 대차대조표 건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현재 추진 중인 투신사 문제는 처리가 쉬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셔 부총재는 최근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에 언급,“한국경제가 충격에 대한취약성을 줄이고 중기에 걸친 높은 성장을 지속적으로 보장받기 위해서는 특히 구조개혁 등 (IMF와) 합의한 정책수단을 지속적으로 강하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현재의 경제성장 능력에 비춰 볼 때 앞으로 한국이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과제를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 paulk@fnnews.com 곽인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