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출 채산성 악화에 대비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8.25 04:58

수정 2014.11.07 13:10



금년 2·4분기 중 수출 단가는 전년동기대비 3.7%,수입 단가는 18.3% 상승해 순상품교역조건이 99년 2·4분기 이후 14.2%나 악화되었다. 이는 바로 무역수지 흑자폭 감소로 이어지므로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교역조건 악화의 주요인은 우리의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정보통신 등의 전기전자 제품가격이 하락한 반면,원유도입 단가가 75.5%의 큰 폭으로 상승하고 철강재 비철금속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올랐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중 수출은 828.4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68.4억달러 증가했는데 수출 증가의 17.5%가 단가 상승에 의하여 82.5%가 물량 증가에 의해 이루어졌다. 반면 동기간 중 수입은 785.9억달러로 242.6억달러 증가했으며 수입 증가의 55.4%가 단가상승에 의하여,44.6%가 물량 증가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것은 우리나라 수출이 밀어내기식 물량 위주이며 수출채산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최근 원화절상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44.2%가 수출 가격을 인상할 수 없다고 응답하고 있다. 이는 환율 부담의 상당 부분을 가격으로 전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화환율 변화를 수출 가격으로 전가하지 못하면 환율 절상이 있을 때 기업이 기존 수준의 수출량을 유지하려고 하면 기업의 부담이 증가하여 수출 채산성이 나빠진다.

수출상품의 채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환율변동에 대한 가격전가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나라 수출 상품이 일본과 대만 등 경쟁국에서도 수출하고 있는 표준화된 상품이 아닌 독특한 성격을 가진 상품이며 다른 나라의 상품과 질적으로나 수입 국가의 선호도 측면에서 뚜렷하게 구분되는 상품으로 개선시켜야 한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원화가치와 임금 및 금리가 안정되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자체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선진기술을 소화 흡수하여 가격에 대하여 비탄력적인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기업이 고도의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감가상각의 폭을 넓혀 주거나 조세상의 특혜조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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