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高油價] 느긋한 OPEC,앞으로 유가추이는…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03 05:01

수정 2014.11.07 13:04


국제유가가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최고수준으로 치솟은 채 요지부동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31일 뉴욕상품시장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0월 인도분이 한때 배럴당 33.70달러까지 급등하는 초강세를 보였다. 런던원유거래소(IPE)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가 31.72달러에 거래돼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그래픽 참조)
더 큰 문제는 유가의 고공행진이 쉽사리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 길에 나이지리아를 설득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칼자루를 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반응은 차갑다.
유가 상승의 원인에 대한 견해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은 수요 증가가 근본 원인이다. 영국 BBC 방송은 10년 째 지속중인 미 경제의 장기 호황과 유럽의 견실한 성장,아시아 경제의 회생이 기름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이 공장을 쉴 새없이 돌리는 동안 주머니가 넉넉해진 소비자의 씀씀이도 커졌다. 이는 즉각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

2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미국의 석유 재고량도 유가 오름세를 부추겼다.

아쉬울 것 없는 OPEC는 고유가를 느긋이 즐기고 있다. 회원국중에서도 특히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가 고유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경제 상태가 좋지 않았던 두 나라는 고유가 덕에 경제 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현재 OPEC 의장국인 세계 3위의 석유 수출국 베네수엘라는 ‘증산불가’를 관철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지난달 회원국 순방에 나선 차베스 대통령은 회원국의 ‘단결’을 촉구했다. 그는 순방을 끝내며 “OPEC가 선진국의 압력에 굴복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OPEC가 당초 약속한 유가 밴드제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기름값이 20일 동안 배럴당 평균 28달러를 넘으면 하루 50배럴을 증산키로 한 약속은 ‘공약’(空約)으로 그치고 있다.

그러나 고유가가 OPEC에 마냥 좋은 것 만은 아니어서 하락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기름값이 너무 비싸면 대체에너지 개발을 자극함과 동시에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불러온다. 이는 다시 원유 수요 감소로 이어져 결국 유가 급락을 촉발할 수 있다.

당장은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최근 클린턴 대통령의 친서가 파드 국왕에게 전달된 뒤 하루 70만배럴 증산을 시사하는 발언이 간혹 흘러나온다.

그러나 사우디 역시 OPEC의 단합을 무리하게 깨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오는 1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각료회의를 지켜보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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