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한미은행, 연내 합병 단행…하나·주택銀 유력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04 05:01

수정 2014.11.07 13:02


한미은행이 연내 하나은행이나 주택은행 중에서 상대를 정하고 합병을 단행키로 해 우량은행간 조기합병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합병상대는 주택은행보다는 전산분야에서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하나은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신동혁 한미은행장은 4일 본지 기자와 만나 “현재의 규모로는 2∼3년 뒤 은행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더 이상 합병을 피할 수 없다”며 “연내 합병 상대를 최종 확정하고 합병을 단행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박한 은행권 2차 구조조정과 관련 시중은행장이 구체적인 합병시한을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 행장은 “한미은행이 조기 합병에 소극적이란 시각이 있지만 현재의 금융시장 여건으로 볼 때 합병 시기를 내년으로 넘길 정도로 여유가 있지는 않다”며 “연내 은행장 회동을 통해 극적으로 은행 합병 방침을 정하는 경우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행장은 “합병은 우량은행간 합병이 대원칙이지만 상업·한일은행의 합병(한빛은행)에서 보듯 1대1 대등합병은 시너지효과가 나지 않는다”며 “결국 대형 우량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행장은 “제휴관계인 하나은행과 합병해도 양 은행의 규모로 볼 때 사실상 대등합병은 아니다”라고 말해 하나은행을 최우선 합병상대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 행장은 “합병을 할 때는 직원들의 정서도 매우 중요한 변수로 감안해야 한다”며 “하나은행과 제휴를 맺은 것은 직원들의 정서가 다른 은행보다는 하나은행과 합치는 것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와 한미은행만 합쳐도 수신규모면에서 국내 최대인 국민은행과 맞먹는 총자산 80조원대의 대형은행이 된다.


신 행장은 “정부는 하나와 한미가 합쳐 국민은행 정도의 대형은행이 나오는 것보다는 국민이나 주택은행이 각각 또 다른 우량은행을 흡수합병해 초대형 은행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 부분이 합병상대를 정할 때 마지막으로 감안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신 행장은 이어 “한미은행으로서는 국민은행보다는 주택은행이 상대로서 부담이 덜하다”며 하나�^한미 합병에 이후 추가 합병을 할 경우 주택은행쪽에 더 비중을 두었다.


신 행장은 “이달 중 미국계 투자은행인 JP모건과 투자펀드인 칼라일 그룹의 컨소시엄에 주식예탁증서 5000억원어치를 팔고 40% 지분을 넘겨줄 예정이지만 이들과는 은행 합병시 반대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에 합의했기 때문에 지분매각이 합병 추진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kyk@fnnews.com 김영권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