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조선업계 ´원가분석 제시´ 반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05 05:01

수정 2014.11.07 13:02


정부와 수출입은행이 유럽연합(EU)과의 통상마찰 대응 방안으로 선박금융지원 요건을 강화하고 나서자 국내 조선업체들이 ‘업계 현실을 무시한 조치’라며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최근 저가수주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현대 삼성 대우 등 조선업체에 ‘원가분석모델’ 제시를 요구했다.국내업계는 정부와 EU집행위간의 협의사항인 만큼 원가분석 모델 협의를 수용하는 입장이지만 원가분석자료는 제시가 불가능하다고 반발하고 있다.특히 조선업계는 정부의 대응이 국내 업계보다는 지나치게 ‘EU’측에 유리한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의 요구사항=수출입은행은 최근 조선업계에 대해 향후 저가수주를 할 경우 금융지원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전면중단이 아니더라도 저가수주로 판단되면 선수금 환급보증을 비롯, 각종 선박관련 금융지원을 업체별로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를 위해 조선공업협회를 비롯, 현대 삼성 대우 등에 대해 ‘선종별 원가분석모델 제시’를 재촉하고 있다.특히 수출입은행은 한빛 외환은행등과 함께 금융기관협의회를 구성,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하는 등 조선업체를 압박하고 있다.
◇비상 걸린 조선업계=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는 말로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이 관계자는 “선박 1척을 수주할 때 마다 원가분석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은 업계부담 이전에 ‘영업기밀’을 공개하라는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선가는 당시 환율변동과 운임시황 등 각종 변수가 있어 원가분석모델에 적용, 저가수주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유럽조선업체들의 공세는 여객선시장을 지키면서 동시에 선박보조금(연간 8∼12%) 연장을 위한 의도된 공세”라며 “수출입은행이 EU를 대변하는 금융기관인지 국내 업계를 위한 금융기관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향후 협상 일정=EU집행위는 일단 이달 14일쯤 방한, 대우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저가 수주를 실사키로 하는 등 공세를 가할 태세다.EU집행위는 이어 우리측과 이달말 브뤼셀에서 조선 정례협의를 갖게된다.정부는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조선부문 통상마찰이 여타 산업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 일단 EU주장을 수용하는 분위기다.

/ lee2000@fnnews.com 이규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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