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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수탁고 '부익부빈익빈'…회사별 유입 양극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05 05:01

수정 2014.11.07 13:01



투신(운용)사로 비과세펀드의 자금유입이 6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회사별 수탁고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비과세펀드가 기존 업계 구도를 바꾸는 기폭제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투신사로 시중자금이 몰리고 신뢰를 잃은 투신사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5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투신업계 전체 비과세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6조1344억원으로 정식판매 전 예약기간을 합할 경우 두 달여만에 6조원을 넘어섰다.
회사별로는 수탁고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전체 수탁고 규모기준으로 업계 3위인 한국투신이 1조97억원으로 선두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투신과 주은투신이 각각 2·3위로 한투를 추격하고 있다.

총수탁고 기준 1위와 2위인 현대투신과 대한투신은 각각 6000억원대의 자금을 유치하는데 그쳐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또 주은투신 국은투신 등 은행계열 투신사들이 호조를 보이는 반면 증권사계열 투신사들은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은행계열 투신사들이 모은행의 고유계정을 넘겨받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반면 증권계열 투신사들은 모회사의 지원없이 홀로 경쟁에 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은투신 관계자는 “우량은행을 모회사로 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주식시장침체로 투자자들이 증권사를 기피하고 은행을 선호하는 현상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한국투신 관계자는 “상품 자체는 투신사별로 큰 차이가 없다”며 “투신사간 판매망과 영업력의 차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비과세펀드 수탁고의 차이가 기존 투신권 구도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판매사들이 운용사를 선정하는데 상당히 까다로워졌다”며 “고객신뢰도·투명성·운용능력 등을 골고루 평가하고 있어 업체간 수탁고 차이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병선 모닝스타코리아 사장은 “비과세펀드가 회사별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영업력의 차이보다는 투자자들이 보유하는 신뢰도의 차이로 봐야 한다”며 “지난해 투신사 편법운용과 대규모 손실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운용사 선택기준으로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투신사는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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