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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좋아졌다는데…주가는 아직 IMF 터널

송계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06 05:02

수정 2014.11.07 13:00



주식시장은 최근 IMF 구제금융신청 때와 같은 빈곤감을 느끼고 있다.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 보인다.경제상태가 IMF때보다 좋아졌다지만 주가는 내리막에서 탈출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기때문이다.

주식시장을 이렇게 침체의 늪으로 빠뜨리는 주요인은 뭘까.
속내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종국에는 경제문제로 귀결된다.한마디로 경제가 뒤뚱거리는데 주가가 오를리 없다는 것이다.유가·환율·증시내적 수급악화 등 한결같이 증시를 억누르는 악재뿐이다.
상장기업의 상반기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도 불구,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경제가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한국 경제사에서 가장 암담했던 시기로 분류되는 IMF 구제금융 때에도 주식시장은 가파르게 상승, 1년만에 4배 가까이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종합지수 1000포인트 대를 넘봤던 증시가 최근 위태로운 상황으로 내몰린 원인은 밝지 않은 경제전망에 있다는 지적이다.

주가급락 현상은 결국 향후 경기가 정부가 보는 것만큼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주가는 일반적으로 5∼6개월 뒤의 경제상황을 미리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가위기라 할 수 있는 IMF 구조조정 시기에도 외국인들은 한국경제의 회생 가능성을 보고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논란이 불거지자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주식을 팔아대기 시작했다.매도규모나 시기 지속성에서 단순한 차익실현 매도라고 치부하기에는 정도가 지나치다.

대우사태가 터진 지 채 1년도 안돼 현대 유동성문제가 불거졌고 아직 여파가 가시지 않았다.금융시장이 안정될 리 만무하다는 외국인들의 시각이다.

게다가 금융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경제에 피를 공급해주는 대동맥이 막혀 버렸다.중견기업들은 돈을 구할 수 없어 아우성이다.언제 ‘부도’라는 파국으로 내몰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가가 오를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내년도 경제를 좋게 볼 수 없게 만드는 이 같은 현상이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있다고 보는 증권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국제유가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 할수록 국내 경제에 대한 전망은 어두워질수밖에 없다.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주가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금융구조조정이 늦어지면서 증권시장의 양대 축인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자금중개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 kssong@fnnews.com 송계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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