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채권·IB

해외뮤추얼펀드 '뭘 알아야 사지'…개인들 전문 지식 없어 투자 주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07 05:02

수정 2014.11.07 12:59



국내 투신사나 증권사들이 잇달아 외국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해외뮤추얼펀드 판매에 나서고 있으나 판매실적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일반투자자들은 국내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나 안정성면에서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문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해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기관투자가들도 IMF이후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있어 환차익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다며 외면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수익률이 좋다며 대대적으로 광고하면서도 고객상담 등 필요한 서비스를제대로 하는 곳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일부 전문가들은 투신사들이 고객을 볼모삼아 판매수수료를 챙기고 선진투자기법을 전수받는 데만 정신이 팔여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저조한 판매 실적=여러 투신사와 증권사들이 피델리티 슈로더 등 유명 외국 자산운용사의 뮤추얼펀드를 팔고 있으나 판매고는 창피한 수준이다.한국투자신탁증권은 지난해 8월부터 미국계 피델리티 자산운용의 36개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해 7일 현재 2100억원어치를 팔고 있다.올해 2월까지 1500억원가량을 집중적으로 팔았지만 그 이후로는 주춤한 상태다.

지난 8월 31일 슈로더투신의 26개 펀드(주식형18개,채권형8개)를 발매하기 시작한 대한투자신탁증권은 6일 현재 16명의 고객이 13억5000만원을 파는 데 그쳤다.내년 3월까지 1000억원이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시작이 말이 아니다.

E미래에셋증권도 지난 7월부터 피델리티의 뮤추얼펀드 41개를 시판했다.그러나 현재 판매고는 10억원정도.피델리티의 명성과 상품의 우수성이 갖는 매력이 무색할 지경이다.굿모닝증권도 97년 이후 템플턴투신과 손잡고 해외뮤추얼펀드 판매에 나섰지만 현재 설정잔고는 고작 16억원에 그치고 있다.


◇안팔리는 이유=일반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일반적이다.국내투자에비해 고려할 요소가 너무 많아 개인들이 투자하기에는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각국 증시동향에 항상 눈과 귀를 모아야 하고 환율변동도 신경써야 한다.

대한투신 관계자는 “투자자에게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발매하게 됐다”며 “소액의 개인투자자에게는 적합한 상품이 아니다”고 말했다.이들 펀드들이 모두 엄브렐러 펀드로 시기적절하게 하위펀드들을 옮겨다니며 수익률을 관리해야 하는데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설명이다.

환율변동에 대한 두려움도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는 원인이다.환율이 올라가면(원화약세) 환차익까지 덤으로 노릴 수 있지만 원화가 최근 강세를 지속하고 있어 펀드에서 수익이 나더라도 환차손으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투신사들이 제공하는 정보나 고객서비스도 수준이하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정병선 모닝스타코리아 사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해외투자정보는 너무 피상적이어서 투자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주장했다.운용사가 외국사이니 만큼 펀드에 대한 정보가 더욱 자세히 제공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해외뮤추얼펀드는 유망한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하기 위해서는 환위험관리 펀드 운용내역 등 고객에 대한 정보제공과 서비스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