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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 종신보험시장 쟁탈전…국내외 생보사 다툼속 중소업체까지 가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08 05:02

수정 2014.11.07 12:58


종신보험 판매를 둘러싼 생명보험사들의 출혈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20∼30년 뒤에는 남아나는 회사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은 종신보험 시장을 주도하던 외국계 생보사들과 상반기에 이미 전면전에 돌입했고 최근에는 중소형 생보사들까지 속속 시장쟁탈전에 가세하고 있다.

현대생명은 지난 4일 기존 종신보험상품보다 25% 가격을 낮춘 ‘라이버 종신보험’을 내놓았고,이에 앞서 동양생명은 지난 1일 종신보험료를 22% 인하했다. 지난달에는 동부생명,7월에는 교보·대신·흥국생명과 메트라이프 등이 종신보험료를 낮췄다.

신한생명은 최근 2002년까지 종신보험 판매를 전체 계약의 25%까지 올리기로 영업전략을 세우는 등 아예 종신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바꿨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앞다퉈 종신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종신보험시장의 성장가능성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전체 보험시장에서 종신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선을 넘어섰고 일본도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현재 국내 생보시장에서 종신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해 99회계연도에 0.6%선이고 2000년에는 1%를 조금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마다 종신보험 판촉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종신보험은 사업비 지출이 워낙 많아 계약유지율이 낮을 경우 경영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또 지급해야할 보험금 액수가 최소한 억대여서 장기적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일부 후발 업체들은 실적올리기에 급급해 건강진단이나 고객의 재무상태 확인도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가입을 받고 있어 부실계약이 계속 늘어나는 등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고보장이 특징인 종신보험을 부실하게 판매할 경우 사업비와 보험금 지급금이 늘어 회사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생보사 관계자도 “솔직히 이렇게 가다가는 20∼30년후에는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망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업계 내부에 널리 퍼져있다”며 “하지만 지금 당장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출혈경쟁이라도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아니냐”고 반문했다.

/ djhwang@fnnews.com 황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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