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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핫라인-'3차 오일쇼크' 오는가]업종별 기상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08 05:02

수정 2014.11.07 12:58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국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유가에 민감한 자동차와 항공·정유·석유화학·섬유·제지 등 관련업계는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원가부담이 가중돼 채산성이 악화되는데다 내수위축과 수출경쟁력 약화로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자동차=자동차 업계는 올 수요를 당초 내수 145만대·수출 160만대 등 총 310만대 규모로 예상했으나 국내 휘발유 가격이 1300원대가 되는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당장 하반기 내수가 5만대 가량 줄어들고 원화가치 상승에 따라 수출전선에도 적지 않은 지장이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LPG·경유 등 에너지가 개편 방침으로 내수시장을 이끌어온 레저용 차량(RV)의 수요 급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유가 행진은 내수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시급한 표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생산비 인상도 불가피해 내년 평균 유가를 30달러로 가정해도 제조원가는 1% 포인트 이상 높아질 것”이라며 “현재 국내 자동차업체의 순이익률은 3∼4%대로 선진 메이커의 절반에 불과한 상황에서 제조원가 상승이 이뤄질 경우 수익성 및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종의 특성상 유류비용의 비중이 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계도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항공사들은 국제유가가 1달러 오를때마다 100억∼300억원 안팎의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수익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우려,기타 비용을 절감하는 등의 자구책 마련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유가인상을 감안,이미 160억원 정도의 추가비용이 들어가 순이익 규모를 당초 2100억원에서 1620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정유 및 석유화학=유화업계의 경우 원료인 국제원유가 상승과 함께 나프타 가격도 t당 3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계속 강세를 보이는데 반해 소비자 및 가공업체의 부담을 고려해야 하는 휘발유 등 석유제품과 합성수지 제품 가격을 원가 인상폭 만큼 올리는 데 한계가 있는게 사실이다.

이에따라 최종 가공 유화업체들은 수익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정유업계의 경우 원유가격이 오를 때마다 휘발유 등의 제품 판매가를 인상시켜 온 만큼 별반 어려움은 없었다.그러나 휘발유 판매가가 이미 ℓ당 1300원을 넘어 향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섬유=섬유업종의 타격은 더욱 심각하다.특히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섬업체의 경우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율이 급락하면서 업체의 채산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2000년 상반기에는 환율 안정세 덕분으로 1999년보다 수출이 15% 증가했다”며 “하반기에 고유가와 환율하락이라는 이중고가 계속된다면 올해 총 수출 목표인 184억달러 달성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가뜩이나 장기침체를 겪고 건설업계도 고유가로 원가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울상이다.
철근·콘크리트 등 자재가격이 벌써부터 들먹이고 있고 도로포장공사에 쓰이는 아스콘은 �U당 가격이 지난해 2만1000원에서 최근 2만7500원으로 30% 가량 상승,업체의 원가부담이 늘고 있다.

◇조선=조선 부문의 경우 고유가가 지속되더라도 별다른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오히려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원유시추선·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발주가 늘어 국내 업체로서는 호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운임료가 오르게 되고 덩달아 발주량도 늘게된다 ”면서 “국내 경제 전체에 주름을 주는 고유가가 조선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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