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뒷걸음 치는 국가경쟁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08 05:02

수정 2014.11.07 12:58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추락하고 있어 안타깝다.세계의 여러국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수출증가율·외국인 직접투자 등에서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국가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세계경제포럼(WEF)이 7일 발표한 2000년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전세계 59개국 중 29위에 머무르고 있다.이는 1999년 순위 22위보다 7단계나 추락한 것이다.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추락한 주요인은 정보기술산업 등이 주도하는 신경제체제로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되고 있다.WEF의 지적대로 우리나라는 반도체·컴퓨터 및 통신기기 등 신경제와 관련된 일부산업의 생산과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신경제로의 전면적인 방향전환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또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중인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이 제속도를 못내고 지지부진한 것도 경쟁력 추락의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엄청난 공적자금을 투입하고도 금융및 기업구조조정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니 이 또한 정확한 지적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문제점은 WEF가 국가경쟁력평가에서 중시하는 정부의 역할·금융부문의 효율성·노동시장의 유연성·무역투자의 개방도·기술효용성·경영의 질 등에서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따라서 우리나라가 앞으로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와같은 취약점의 극복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지난 4일 세계 주요 예측기관인 와튼계량경제연구소 (WEFA)도 우리나라의 외채와 정부간섭 때문에 아시아 12개국 평균수준보다 국가위험도가 높으며 관치경제는 중국보다 심하다고 지적했다.최근 미국계 금융기관인 메릴린치도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12개국을 포함한 35개 조사대상국가 중 인적자원은 1위에 올랐지만 정부규제와 사회구조 부패도에서는 하위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같은 지적사항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불필요한 시장간섭을 자제해야 하고 금융구조는 하루 빨리 제 기능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또한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을 통해 경영의 질을 높이고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달성해야 한다.비전있는 리더십과 일관성 있는 정책을 통해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취약점을 극복하는 한편 신경제체제로의 전환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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