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현대 삼성 ‘즐거운 한가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09 05:02

수정 2014.11.07 12:57


‘현대종합상사·삼성물산=맑음, SK글로벌·LG상사·㈜대우=흐림’.

종합상사 내부 분위기에 대한 기상도다.현대종합상사와 삼성물산은 안팎으로 수출 첨병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면서 고무돼 있는 반면 SK글로벌, LG상사, ㈜대우는 내부 문제로 기분이 개운치 않다.

◇현대종합상사=오는 11월에 국내 어느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250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할 예정인데다 2000년대 종합상사의 성공열쇠로 추진하고 있는 화학 철강 조선 기계 방송 쇼핑 등 다각적인 인터넷사업이 별다른 문제없이 착착 진행되고 있어 ‘한가위’같은 기분이다.

◇삼성물산=일찌감치 전자상거래 사업을 전개해 다른 종합상사보다 한발 앞서 있어 느긋한 입장이다.지난 상반기 실적에서도 현대상사를 누르고 업계 수위를 차지했다.특히 지난달에는 44억달러 규모의 앙골라 원유 및 사회간접시설 개발권을 사실상 획득해 쾌재를 부르고 있다.

◇SK글로벌=SK텔레콤 지분 7.8%(650만주)를 갖고 있는데 SK텔레콤 지분매각이 잇따라 지연되면서 지난해 9월 SK텔레콤 지분을 매입하느라 들여온 차입금 8000억원에 대한 이자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게다가 전체 매출의 17.5%(9800억원), 영업이익의 40%(80억원)정도 차지하는 유통사업은 부정적 환경에 직면해 있다.유통부문은 SK텔레콤의 이동전화 단말기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 SK텔레콤이 신규 단말기 공급중단을 선언함으로써 사태가 길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LG상사=최근의 오렌지 수입 및 금괴 사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면서 내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다.LG상사는 오렌지를 대량 수입했다가 전국농민회의 거센 항의에 부딪쳐 급기야 지난 7일 “수입된 재고분에 대해 전량 폐기처분을 하고 계약된 물량도 취소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보내 사태를 수습했다.지난달초에는 검찰로부터 금괴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부가가치세를 탈루했다는 의심을 받아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상당했었다.

◇㈜대우=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법안이 처리되지 않아 회사분할이 10월로 연기된데다 생명보험사 상장안의 전면 재검토로 1조원이 넘는 ㈜대우의 교보생명 주식매각이 불투명해져 고민에 빠져 있다.더욱이 삼성물산이 원유개발권을 딴 앙골라는 사실 ㈜대우가 가장 먼저 진출해 공을 들여놓은 ‘텃밭’이어서 삼성이 샴페인을 터뜨릴 때 ‘부도만 나지 않았어도…’를 되뇌었다.

/ msk@fnnews.com 민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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